"최악 시나리오 준비"…EU, '배급제'까지 꺼내나

입력 2026-04-03 16:35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유럽연합(EU)이 연료 배급제와 전략 비축유 추가 방출 등 강도 높은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오랜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사실상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는 모습이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단 요르겐센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는 장기적 위기가 될 것이며 에너지 가격이 매우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직 항공유와 디젤유 등 연료의 배급제를 시행할 단계는 아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며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는 미리 대비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EU는 상황 악화 시 전략 비축유 추가 방출도 검토하고 있다. 요르겐센 집행위원은 "상황이 더 나빠진다면 전략 비축유의 추가 방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EU 회원국들은 지난달 급등한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을 단행한 바 있다.

다만 추가 방출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가장 정확하고 필요한 시점에 비축유 카드를 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언급했다.

에너지 수급 전략 방향도 유지된다. EU는 올해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대신 미국과 우방국에서 가스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EU는 과거 위기 대응책 재가동도 검토 중이다. 요르겐센 집행위원은 최근 에너지 장관들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가스 가격 상한제 등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도입된 조치를 다시 시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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