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의 탄약 부문이 승계 이슈로 매물로 나온 가운데 한화가 인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거래가 성사되면 자주포와 포탄을 묶는 패키지화를 내세워 10조 원 규모의 미국 자주포 수주에 힘을 실을 전망입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한화가 풍산 인수자로 나서게 되는 건가요?
<기자>
유력한 상황입니다.
풍산을 살 곳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일합니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풍산 탄약 부문 인수를 위해 지난주 최종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한화에어로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풍산 탄약의 몸값은 약 1조 5,00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한화에어로는 오늘(6일) “기업 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풍산 탄약 부문 인수 등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습니다.

풍산도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기업 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구조 개편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양사가 각각 매입과 매각 검토를 하고 있다며 한목소리를 낸 겁니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 간 딜이 물밑에서 상당 부분 진척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장 궁금한 점은 한화에어로가 왜 풍산을 사려고 하느냐는 건데요.
어떤 점을 눈여겨본 걸까요?
<기자>
미국이 추진하는 자주포 도입 사업 수주를 위해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에어로는 궤도형 K9의 차륜형 모델(K9MH)을 통해 10조 원에 달하는 미 자주포 현대화 사업을 수주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수주 시 K-방산 완제품 가운데 첫 미국 시장 진출은 물론 사상 최대 규모 무기 수출이라는 성과도 달성하게 됩니다.
한화에어로를 비롯한 글로벌 방산업체들은 미 육군의 제안에 따라 제시한 시제품의 기술력을 검증 받고 있습니다.
미군은 오는 하반기 단일 업체를 선정해 시제품 계약을 체결할 계획입니다.
2028년에는 자주포 약 500대 양산을 골자로 한 본계약도 맺을 방침입니다.
자주포는 155mm 포탄을 쏘는 무기인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전 세계 포탄 재고가 바닥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화에어로가 수출 파트너인 155mm 포탄 제조사 풍산을 사 미국에서의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하는 겁니다.
풍산은 한화에어로의 K9 수출과 연계해 155mm 포탄을 3,600억 원어치 공급하고 있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너지를 내겠다는 겁니까?
<기자>
한화에어로의 자주포와 풍산의 탄약 역량을 결집해 미군이 요구하는 현지 생산 조건을 충족하겠다는 겁니다.

마이클 쿨터 한화에어로 미국 법인 대표도 최근 “현지에서 자주포뿐 아니라 포탄도 생산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는 미 앨라배마주를 중심으로 자주포 생산 거점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또 아칸소주에 13억 달러, 우리 돈 약 1조 9,000억 원을 투자해 탄약 공장을 건설할 방침입니다.
2030년 완전 가동될 경우 연간 총 7,000억 원 규모의 155mm 포탄과 포탄의 정밀도를 향상시키는 장약(MCS) 등이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지난해 12월에는 탄약 제조와 판매 목적의 자회사도 신설하며 현지화의 판을 깔았습니다.
여기에 풍산을 더하면 10조 원 자주포 수주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풍산은 글로벌 자주포탄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공장을 2배 증설 중이며 미국 등 해외에 공장도 세우려는 중입니다.
최근에는 자주포 사거리를 늘려주는 신형 포탄도 연구개발하며 신성장 동력도 확보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어떤 관문들을 넘어야 합니까?
<기자>
먼저 풍산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워야 합니다.
풍산은 지난 2022년 탄약 부문을 물적분할해 매각하려고 했는데,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주주 친화적인 인적분할을 통해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풍산홀딩스가 지난해 풍산 지분 매각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면서 인적분할을 할 경우 허위 공시에 따라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분할 방식이 정해져도 주주총회의 문턱을 넘어야 합니다.
분할은 일반 결의가 아닌 특별 결의 사항으로 특별 주총에서 출석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이 전제입니다.
주총을 통과하면 이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방산은 국가의 국방 안보와 직결된 산업으로 방산업체 지정과 해제, 제품과 기술의 대내외 이전을 위해서는 정부 허가가 필수적입니다.
더군다나 거래 대상이 되는 한화는 국내 최대 규모 방산업체고, 풍산은 국내 포탄 시장을 독과점 중인 기업입니다.
정부가 공정 거래 측면에서 고심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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