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국내 경제 전반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제 유가 급등과 공급망 불안이 맞물리며 물가와 소비, 투자, 수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왔지만, 중동 전쟁 여파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보고서에서 하방 위험 가능성을 언급한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위험 확대'를 명시하며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현재까지 지표는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2월 평균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해 지난해 12월(1.2%)보다 증가폭이 확대됐고, 서비스업 생산도 같은 기간 3.3% 늘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투자 호조 영향으로 1∼2월 평균 9.3% 증가했으며, 건설투자는 감소세가 이어지면서도 낙폭은 다소 완화됐다.
수출 역시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ICT 품목 중심으로 강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3월 일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41.9%였고, 반도체(140.5%)와 컴퓨터(176.6%)가 큰 폭으로 늘었다.
다만 KDI는 "3월 들어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3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상승 영향으로 2.2%를 기록해 전월(2.0%)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아직 물가안정목표 범위 내에 있지만 향후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가 상승은 소비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7.0으로 기준치(100)를 상회했지만 전월 112.1보다 크게 하락하며 심리 위축 조짐을 보였다.
투자와 수출 여건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불확실성 확대로 회복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고, 건설투자 역시 전쟁으로 인한 비용 상승으로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수출도 글로벌 수요 둔화 가능성에 따라 향후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금융시장 역시 전쟁 장기화 우려와 유가 상승 지속 가능성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상태라고 KDI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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