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돌아온 불청객이 있습니다.
이른바 '3고'라 불리는 고유가, 고금리, 고환율이 그 주인공인데요.
이번에는 4년 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우리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높일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이런 변동성 장세에서 경기방어주가 다시 주목 받고 있습니다. 마켓딥다이브에서 자세히 짚어 봅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유가가 그래도 최근엔 좀 안정된 것 같은데, 시장의 생각은 다른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유가가 며칠 하락했다고 해도 90달러 후반대입니다.
전쟁 이전만 하더라도 배럴 당 70달러 밑이었으니까 아직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요.
무엇보다도 앞으로 1년에서 2년 동안은 그런 저유가 수준의 가격으로 돌아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증권가 시각입니다.
이미 전쟁 기간 동안 중동 원유 시설들이 파괴되며 공급이 막혔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린다 해도 원유가 당장 시장에 풀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부과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통행료는 결정적으로 유가의 하방을 높일 전망입니다.
이렇듯 고유가는 변수가 아닌 상수가 돼 버린 상황이고요. 사실상 유가 100달러가 새 표준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새로운 유가 상단을 전망하기 보다는 배럴 당 115달러이상 구간이 얼마나 지속될 지 여부에 주목합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유가·환율·수급 충격의 전이 경로가 가장 선명한 시장이기 때문에 더 크게 흔들린다"며 "국제유가 115달러 이상 구간은 역사적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평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스트레스 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원료를 싸게 사다 상품을 만들어 비싸게 파는, 이른바 중간재 기업이 많은 우리 증시 특성상 고유가가 장기화되면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서 대부분의 업종 펀더멘털이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기를 타지 않고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방어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사실 고유가 국면에서 경기방어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워낙 많이들 하잖아요?
실제 성과도 좋았나요?
<기자>
앞서 경기방어주가 생산 비용이 증가해도 안정적인 실적이 기대되는 업종이라고 했잖아요?
그 얘기는 바꿔 말하면 매출 원가율이 안정적이거나,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수 있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퀀트와이즈와 KB증권이 러우전쟁 직전인 지난 2021년 이후 유가 수준과 업종별 수익률을 분석해 봤는데요.
유가가 배럴 당 84달러에서 121달러 구간일 때 전기장비, 방산·우주, 통신서비스, 상사, 지주 등의 업종 연간 수익률이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기장비는 전력, 가스, 수도 뭐 이런 생활 필수 인프라를 생산하는 시설, 그러니까 유틸리티 업종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통신서비스 역시 생활 필수재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통의 방어주로 분류됩니다.
특히 이 중에서 방산과 전력, 건설은 러우 전쟁 이후 계속되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까지 맞물리며 중장기 성장성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요.
또 고유가는 향후 고물가를 낳고, 고물가는 결국 금리를 끌어올리기 때문에 은행과 보험을 비롯한 금융업종도 코스피 대비 선방한 경기방어주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앵커>
하지만 한 때 경기방어주라고 불렸던 헬스케어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음식료주 같은 필수소비재도 비용 상승분이 판매가 인상분을 앞지르기도 합니다.
이런 걸 보면 경기방어주라고 해서 만능은 아닌 것 같아요.
<기자>
그래서 전문가들은 진짜 방어주를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방어주의 전제 조건인 안정적인 실적을 창출해야 하고, 그 실적 또한 환율 등의 변수에 의해 높아보이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는 거죠.
환율 상승은 반도체나 조선, 음식료 같은 수출 업종에 '환차익 보너스'를 주지만 반대로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큰 기업에는 '비용 쇼크'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하나증권은 환율 효과를 제외했을 때도 영업 이익률이 개선될 만한 기업들을 변동성 장세를 돌파할 진짜 '실력자'라고 지목했는데요.
제주항공, 한국전력, 롯데칠성, 오리온 등의 종목들이 꼽혔습니다.
이들 기업의 경우 고환율 페널티를 소비자에 대한 판가 전가와 운영 효율화로 극복했기 때문에 향후 대외 여건 안정 시 마진 스프레드가 폭발할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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