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엔진이 데이터센터 심장...STX엔진, 중동 재건도 기대

배창학 기자

입력 2026-04-20 14:54   수정 2026-04-20 14:59

    선박 엔진, 데이터센터 주 전원 첫 적용 2030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 85조 주문 쏠린 가스터빈 대체재로 급부상 STX, 중속 주력...육상 발전 공략 이력
    <앵커>
    선박 중속 엔진이 데이터센터의 주 전원으로 사용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주춤했던 선박 기자재주가 모처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중속 엔진 전문 기업 STX엔진이 떠오르고 있는데, 엔진으로 이라크 발전소를 복구했던 이력도 있어 중동 재건 수혜도 기대됩니다.

    산업부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선박용 엔진이 데이터센터에 들어가게 된 배경이 있습니까?

    <기자>
    출발점은 핀란드 현지 선박용 엔진 전문 업체 바르질라입니다.


    바르질라는 현지 시간 지난 16일 미국 오하이오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412MW(메가와트) 전력 공급용 엔진을 납품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오는 2028년 상업 운전을 목표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엔진은 34SG(스파크 가스) 즉, 4행정 천연가스 중속 엔진 40기로 선박용 모델입니다.

    4행정 중속 엔진이 데이터센터 비상 전원 등으로 사용된 적 있지만 주 전원으로 쓰이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핵심은 선박이나 육상 발전에 탑재되던 엔진이 2030년 시장 규모 85조 원에 달하는 신시장의 중심지로 진출했단 겁니다.

    <앵커>
    그런데 데이터센터 붐이 분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요.

    선박 엔진이 왜 이제야 전원 장치로 부상한 겁니까?

    <기자>
    전 세계 데이터센터 수요 대비 주 전원인 가스터빈 공급이 모자라섭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데이터센터로 인해 가스터빈 1기를 발주 받아 조달하는 리드타임이 5년이나 됩니다.

    또 가스터빈 기반의 가스복합발전 건설 단가도 KW(킬로와트) 기준 2,400달러 전후로 3년 사이 2배 넘게 뛰었습니다.

    병목 현상은 심화되는데 가격도 오르자 미국 등 세계 각국이 가스터빈 대체할 제품을 찾아 나섰고 대체재로 선박 엔진을 찍었습니다.

    선박 엔진은 빠른 납기는 물론 고온 내구성이 뛰어나고 냉각수 소비량도 효율적이라 발열이 심한 데이터센터에 적합합니다.


    호칸 아그네발 바르질라 CEO는 2028년까지 데이터센터 엔진 생산량을 80%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앵커>
    바르질라가 계약 체결을 발표한 이후 엔진주들이 강세를 보였는데 STX엔진이 유독 부각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국내 엔진사 가운데 STX엔진이 주목받는 건 바르질라와 포트폴리오, 이력 등에서 궤를 같이 하고 있어섭니다.

    먼저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보면 STX엔진은 4행정 중속 엔진이 주력품으로 저·중·고속을 통틀어 사업 비중이 제일 큽니다.

    또 전 세계적인 탈탄소 기조에 발맞춰 국내 최초로 친환경 연료 선박 엔진을 상용화한 점도 이목을 끕니다.

    STX엔진의 친환경 엔진은 액화천연가스(LNG)가 연료로 해 유해 가스를 배출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부 제품이 독일 회사 등의 원천 기술을 받아 로열티를 지급 중이라 수익을 배분하고 있습니다.

    수익성은 떨어지겠지만 전 세계에 검증된 독일제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시장 진입은 용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도 STX엔진은 독자 기술보다 검증된 기술력으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곳으로 분석합니다.

    최근에는 독일과 신기술을 연구 개발하며 협력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력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STX엔진은 바르질라처럼 선박 엔진은 물론 육상 발전 엔진도 만드는 중입니다.


    육상 발전 엔진으로 중동 시장을 공략하기도 했습니다.

    STX엔진 등 STX 계열과 이라크 전력부는 지난 2011년 100MW급 디젤 발전 설비 25기 수주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금은 약 3조 원이었습니다.

    STX엔진은 계약 체결에 따라 4MW와 7.8MW 디젤 발전 설비 500기를 납품하며 수출 트랙 레코드를 쌓았습니다.

    이번 전쟁으로 이란 등 중동 일대 에너지 설비가 대거 파괴된 만큼 레퍼런스를 내세워 발전망 재건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바르질라처럼 데이터센터와 접점도 있습니다.


    STX엔진은 육상 발전 엔진이 데이터센터 비상 전원용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공식화하고 있습니다.

    사업 영역 확장에 힘입어 실적도 우상향 중으로 올해 매출(9,688억 원)과 영업익(1,058억 원)은 지난해보다 각각 23%, 52% 증가할 전망입니다.

    <앵커>
    다른 엔진사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실적이나 시가 총액만 보면 HD현대그룹과 한화그룹 엔진 계열사들의 덩치가 훨씬 큽니다.

    먼저 HD현대는 HD현대중공업 소속 엔진기계사업부가 엔진을 다루고 있습니다.

    주력품은 10년간 1,000억 원을 들여 연구 개발한 힘센엔진으로 누적 생산 1만 5,000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5%로 1위입니다.

    선박뿐 아니라 원전 비상 발전용으로도 혼용될 만큼 기술 절대치로는 독보적입니다.

    하지만 별도 회사가 아닌 사업부인데다 선박 사업 비중이 워낙 커서 순수 엔진주로 평가받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한화엔진은 현재 3년 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지만 본업은 중속이 아닌 저속 선박 엔진입니다.

    다만 지난해 들어 중속 엔진 사업 추진을 위해 창원 공장에 전용 라인을 신, 증설 중으로 연내 가동이 예상됩니다.

    또 노르웨이 전기 추진사 SEAM을 인수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 등에 전력 설루션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앵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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