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 탈출 원인도 못 찾고...마케팅 혈안 '눈총'

입력 2026-04-22 07:35   수정 2026-04-22 08:42



늑대가 탈출한 대전 오월드 동물원 사고와 관련해 감사를 대전시가 아닌 오월드 운영 주체인 대전도시공사에서 자체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오월드를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는 지난 8일 늑대 사파리 철조망 밑 땅을 파고 탈출한 늑대 '늑구' 사태와 관련해 자체 감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철조망에는 전기가 흐르도록 되어 있는데 어떻게 늑구가 빠져나갈 수 있었는지 아직 원인을 찾지 못했다.

굴을 파는 늑대의 생태적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번 사태 원인 파악과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해 대전시가 종합감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도시공사에서 자체 감사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정국영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번 (퓨마 탈출) 사례를 보면 대전시에서 종합감사해 책임자를 처벌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앞서 2018년 9월 오월드에서 직원이 동물사 출입문을 제대로 잠가놓지 않아 퓨마 '뽀롱이'가 탈출, 결국 사살된 바 있다.

대전시 감사관실은 당시 감사 끝에 오월드 원장과 동물관리팀장에게 중징계, 실무직원에게는 경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전시는 "이번엔 퓨마 사태 때와 다르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당시에는 인력 관리 등에서 명백히 잘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언론 보도 내용 등으로 볼 때 직원들 복무 등과 관련된 것은 아니고 안전 쪽이 미비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시에는 저희가 기관 종합감사를 하는 김에 오월드에 대한 특정감사를 같이 했던 상황이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도시공사 측은 "아직 감사 주체나 일정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만 밝혔다.

대전시가 아닌 오월드 운영 주체인 도시공사가 감사를 진행한다면 '제 식구 감싸기'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장기간 휴장에 따른 영업손실이나 입점업체 피해 보상 등 예산 낭비 부분은 자체 감사로 규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한편 책임소재 및 원인 파악을 하기도 전에 대전시가 전국적 관심사가 된 늑구 활용 마케팅만 서두른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20일 주재한 주간업무회의에서 늑구를 대전 대표 캐릭터인 '꿈씨패밀리'의 신규 캐릭터로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전오월드도 공식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늑구 상태를 공유했다.

이에 대해 늑대의 탈출로 시민을 불안하게 했는데도 화제성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송송이 활동가는 "늑구가 안정을 취하고 있다, 소고기를 먹고 있다며 실시간 중계하는 등 동물을 구경거리와 돈으로 치환하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야생 동물들의 전시 환경 개선과 동물원의 근본적인 기능 전환이라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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