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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사무총장 "에너지 공급 경로 다변화 필요" [글로벌 머니플로우]

입력 2026-04-24 07:43  


(유가)
미국과 이란 전쟁을 둘러싼 여러 노이즈, 오늘도 지속됐습니다. 긴장 고조를 암시하는 여러 헤드라인이 지배했던 하루인데요.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사격하고 격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기뢰 제거 작전을 3배로 강화하라고 주문했고요. 이런 가운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추가 기뢰를 부설했다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란 의회의장이 협상팀에서 사임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고요, 또, 이란 매체에선, 테헤란 일부 지역에 방공망이 가동됐다는 이야기도 들려오는 등 중동엔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는 듯 합니다.
이에 국제유가도 나흘째 급등세 보이고 있습니다. 오전 5시 20분 기준, WTI가 4% 오른 96달러에 거래됐고요. 브렌트유는 4% 상승해 105달러에 움직였습니다.
그럼 여기서 재조명되는 발언이 있습니다. IEA, 국제에너지기구의 사무총장의 말인데요. 사실 이번 사태 전부터 계속 같은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에너지 공급 경로를 미리 나눠놔야 한다”는 거였는데요. 사실 이렇게 좁은 해협에서, 110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경제가, 총을 든 몇 백명에게 인질로 잡힐 수 있다는 건 전혀 말이 안 된다는 거죠. 그래서 “대체 경로와 선택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비롤 사무총장의 말처럼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병목 현상이 너무 심하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나왔었습니다. 이미 그 위험성이 분석되고 모델링 되어 지역 인프라 투자 결정에도 반영돼 왔는데요. 이번 전쟁을 통해 우리는 그 취약성이 얼마나 깊은지를 체감하게 됐습니다.
봉쇄 이전까지만 해도, 대체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할 만큼의 필요성까지는 인정되지 않았었는데요. 워낙 경제적으로 서로 얽혀 있고, 또, 보복에 대한 부담도 있던 터라 ‘완전 봉쇄’ 같은 극단적인 선택이 나올거란 건 상상조차 못한 거죠. 그런데 이번 사태를 통해, 그런 가정이 충분히 깨질 수 있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결국 이번 이란 전쟁이, 에너지 구조에 대한 비용-편익 판단 자체를 바꿔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걸프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선 수출 경로를 본격적으로 모색하고 있는데요.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신흥시장 수석 이코노미스트 루실라 보닐라는 “전쟁으로 인해 우회 경로 투자도 가속화되고 있다”며 “여러 국가들이 수출 경로를 변경하고 있으며, 이는 이란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대체 경로’로 평가받고 있는 곳 어디가 있고, 호르무즈 해협의 수송량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 걸까요?
우선,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파이프라인’, 그리고 UAE의 ‘아부다비 원유 파이프라인’이 대표적인데요. IEA에 따르면, 이 두 파이프라인의 가용 수송 능력은 하루 약 350만에서 550만 배럴 정도입니다. 전쟁 이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하루 약 2천만 배럴이 이동했던 점을 감안하면, 큰 격차가 있는거죠.
물론 주요 파이프라인 외에도 몇 가지 대안은 있습니다. 하지만 수송 능력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고요. 그래서 현재 중동 국가들은 새로운 노선을 검토하거나, 과거에 중단됐던 프로젝트를 다시 살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라크는 터키로 연결되는 약 600마일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총 수송 능력은 하루 약 160만 배럴 수준입니다. 이 파이프라인은 한동안 폐쇄돼 있었지만, 이번 호르무즈 사태로 인해 재가동이 예정돼 있고, 초기 수송량은 하루 약 25만 배럴 정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롤 사무총장은 보다 강한 경고를 내놓고 있습니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안보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건데요. 이번 전쟁을 계기로 에너지 구조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원자력 발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고,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전기차 역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고요. 한편으로는 일부 화석연료도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는 석탄 사용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수급 불안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의 경우, 항공유 부족 사태가 임박한 상황인데요. 일부 국가는 몇 주 내에 공급 부족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비롤 사무총장은 “유럽은 항공유의 약 75%를 중동 정유시설에 의존해왔는데, 현재는 공급이 사실상 0에 가까운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지금은 미국과 나이지리아에서 대체 수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추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어려움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이렇게 보면,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서 글로벌 에너지 구조 자체를 흔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머니플로우였습니다.

김지윤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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