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잎' 대신 전용사료로 '누에' 키운다…스마트 사육시스템 개발

이해곤 기자

입력 2026-04-29 15:28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농촌진흥청의 '전용 사료 기반 누에 스마트 생산시스템개발' 기자회견에서 국립농업과학원 직원이 전용 사료를 먹여 생산한 누에를 소개하고 있다.

뽕잎 대신 전용사료를 이용해 누에를 키우는 시스템을 개발해 연중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기능성 소재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농촌진흥청은 전통 양잠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양잠산업을 고부가가치 바이오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용 사료 기반 누에 스마트 생산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시스템은 △누에 사육 자동화 장치 △큰누에 전용 사료 △전용 사료 맞춤 누에 품종 등 3가지 기술을 결합한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 농가는 뽕잎을 수확하고 먹여야 하고,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치우는 것도 모두 손으로 해야 했다. 이번 시스템으로 사육상자 공급, 사료 급이, 부산물 제거가 모두 자동화됐다.

농진청에 따르면 48㎡ 규모의 사육시스템을 활용하면 2주에 한 번씩 연간 20회 사육해 생누에 12톤을 생산할 수 있다. 홍잠으로 가공하면 연간 약 2.4톤 규모가 되는데, 전통 방식으로 생산하려면 뽕밭 3만3000㎡와 누에 사육실 660㎡가 필요하다.

국내 양잠산업은 농가 감소와 규모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양잠농가 수는 2018년 611호에서 2024년 393호로 6년 새 38% 줄었다.

반면 농가당 사육량은 같은 기간 16.8상자에서 22.8상자로 늘어 전업화·규모화 흐름이 뚜렷해졌다. 사료용 뽕나무 재배 면적도 1990년 1만3300㏊에서 2024년 208㏊로 급감해 뽕잎 중심 사육 방식만으로는 안정적인 원료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농진청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뽕잎 분말에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 무기염류, 아미노산 등을 배합한 큰누에 전용 사료를 개발했다.

전용 사료로 키운 누에는 뽕잎 사육 누에와 비교해 익은누에 무게 등 주요 형질이 비슷하거나 일부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국내에서 수확되지 않고 남는 뽕잎 754톤을 활용하면 전용 사료 3114톤을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생누에 519톤을 추가 생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다만 전용 사료로 사육한 누에에서 만든 홍잠의 기능성이 기존 홍잠과 같은지는 아직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치매 예방, 지방간 개선, 면역력 증진 등 홍잠의 주요 기능성 연구는 뽕잎으로 키운 누에를 원료로 한 결과다.

농진청은 전용 사료 사육 누에의 단백질 함량이 기존 뽕잎 사육과 동등한 수준임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기능성 동등성 여부를 과학적으로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전용 사료에 잘 적응하는 품종 개발도 함께 추진된다. 농진청은 전용 사료 기반 사육에 적합한 우수계통 10종을 선발했고, 이 가운데 기존 품종보다 사육 기간이 약 3일 짧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시험품종 1종을 골랐다. 해당 품종은 올해 개발을 마무리하고 2027년 누에씨 증식을 거쳐 2028년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남은 과제는 시제품 생산이다. 현재 시제품 기준 시스템 구축 비용은 약 3억5000만 원 수준이다. 농진청은 2027년 현장 실증을 거쳐 2028년 신기술 시범사업으로 보급을 추진하고, 보급형 모델 개발과 농업기계 등록, 정책자금 연계 등을 통해 농가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성제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자동화 장치, 전용 사료, 맞춤 품종은 각각 독립된 기술이 아니라 ‘전용 사료 기반 누에 스마트 생산시스템’으로 연결되는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전통 양잠산업을 첨단 바이오산업으로 전환하고 청년 농업인도 참여할 수 있는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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