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테크, 어닝쇼크보다 무서운 '투자비 폭탄'

전효성 기자

입력 2026-04-30 21:30   수정 2026-05-04 17:13

1분기 주요 테크기업 실적 공개 클라우드 기업, 수주잔고 늘며 가치 증명 MS·메타, 투자비 증가가 주가 발목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사진=한경매거진 DB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AI 투자 성과에 따라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투자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며 가치를 증명한 기업은 환호한 반면, 천문학적인 설비투자 비용 지출을 예고한 곳은 주가가 출렁이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B급기자의 B급리포트]

● 구글·아마존·이퀴닉스, 클라우드로 증명한 AI 실체

이번 실적 발표에서 돋보인 곳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다.

29일 알파벳은 1분기 매출액 1098억 96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1년 전과 비교해 21.8% 늘었다. 특히 클라우드 부문이 63.4% 급성장하며 200억 28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점이 주효했다. 실적이 발표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7% 가량 올랐다.

김중한 삼연구원은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 등이 반영되며 새로운 레벨로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파벳의 클라우드 수주잔고는 전분기대비 92% 증가한 4600억달러에 달한다.

이날 아마존도 호실적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1분기 매출액 1815억달러(전년비 +16.6%), 영업이익 239억달러(+29.6%)를 기록했다. 클라우드 AWS 매출이 28.4% 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물류 서비스 '풀필먼트' 비용 효율화에도 성공하며 영업이익률은 13.1%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다. 서영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익 성장세와 비교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리츠 기업 퀴닉스도 AI 인프라 수요를 흡수했다. 1분기 매출은 전년비 9.8% 성장한 24억 4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AI 서버를 식히기 위한 액체 냉각 방식의 데이터센터가 전분기대비 50% 성장하며 AI 수요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마진은 5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한국경제 DB
● 메타·MS "돈은 잘 벌지만 투자가 두렵다"

반면 공격적인 AI 인프라 설비투자가 수익성 둔화 우려로 번진 기업도 있다.

메타는 1분기 563억 1100만달러의 매출액과 228억 72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32.9%, 30.3% 성장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주가는 6.5% 급락했다. 이유는 투자 비용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1250억~1450억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수익성 우려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결국 엔터프라이즈 모멘텀의 부재가 수익성 우려 지속으로 연결되는 상황이 이어지는 셈이다.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입증하는 것이 주가 재평가의 선결 조건이라는 의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분기 매출액은 828억8600만달러로 전년대비 18.3% 성장했다. 핵심 클라우드인 애저(Azure) 성장률도 40%를 달성했다. 하지만 연간 설비투자 전망치를 시장 컨센서스(1599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1900억달러로 훌쩍 높여 잡은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 DB
● 퀄컴, 모바일 한파 비켜가지 못해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기업 퀄컴은 스마트폰 시장 침체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다.

퀄컴의 분기 매출액은 105억 9900만달러로 전년대비 13.5% 감소했다.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 역시 시장 기대치인 102억달러를 밑도는 92억~100억달러 수준을 제시했다.

문준호 연구원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메모리 가격 상승 부담으로 재고를 소진하며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최악은 지나고 있으나 업황은 비우호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AI에 대한 기대감으로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6월 인베스터 데이에서 AI 기회에 대한 구체적 실체를 확인한 뒤 접근 여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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