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대출 관행이 어떤지 정치경제부 정원우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정 기자, 김용범 실장의 지적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김용범 정책실장, 연휴 사이에 '금융의 구조 시리즈'라는 3개의 SNS 메시지를 연달아 올렸습니다.
지적한 부분을 요약하자면 지금의 신용등급 체계가 철저하게 '과거'만을 반영하고 공정하고 정교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신용등급이 우량한 사람들은 성벽 안에서 보호를 받고 우량하지 못한 사람은 성밖에 투텁게 배제돼 있다는 것인데요.
결국 지금의 신용등급체계가 가운데가 비어있는 도넛과 같은 구조를 만들었고, 금융은 이를 회피 즉, 못본 척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금융위 출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신도 이 불합리한 구조의 공범이라고 반성의 메시지를 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지적이 받아들일만한 것인지 어떻습니까?
<기자> 그래서 실제 은행들의 대출 현황을 살펴봤는데요, 지적이 어느정도 납득할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시중은행들의 금리를 살펴봤습니다. 신용등급 최상위와 최하위의 금리를 비교해보면 대체로 신용이 좋은 사람들한테는 지금 4%대 신용대출 금리가 매겨지고 있는데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은 대체로 8%까지, 하나은행의 경우 9%까지도 대출이 실행됐습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다 가산금리를 더해서 결정이 됩니다. 기준금리는 시장금리에 따라 은행마다 비슷하지만, 가산금리는 제각각입니다.
실제 은행들이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에게 가혹할 정도의 가산금리를 매기고 있습니다. 5대 시중은행들 중에서도 하나은행이나 국민은행의 경우 7~8%p 정도의 가산금리를 더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결정에 있어서 신용평가는 참고지표이고, 각 은행들이 쌓아온 평가 노하우에 따라 매겨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이 가산금리가 어떻게 산출이 되는 지는 워낙 불투명해서 그동안 수차례 지적이 돼 왔던 부분입니다.
<앵커> 금리차는 그렇고 신용이 우량한 사람들에게만 대출이 집중된다는 부분도 파악할 수 있습니까?
<기자> 네 금리별로 어느정도 대출을 해줬는지 비중을 파악해볼 수 있는데요,
4월 신용대출 기준으로 5대 은행의 금리별 취급비중을 살펴봤는데요,
대부분 6% 이하 금리 수준, 그러니까 신용도가 우량한 사람들에게 대부분 대출이 나가고 있습니다. 거의 80~90%가 쏠려있습니다.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에게는 대출을 거의 해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요, 김용범 실장이 지적한 "은행이 ‘회피’를 합리적인 선택이라 믿는 구조"와도 같은 맥락입니다.
김 실장은 기존 방식으로도 충분히 수익이 나니 절실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인터넷은행들이 낡은 신용평가의 틀을 과감히 넓혀야한다고 지적했는데, 인터넷은행들의 대출 구조는 어떤지 박승완 기자의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 [박승완 기자 리포트] 중·저신용대출 목표치 넘긴 인뱅…"고군분투 중"
<기자>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금융당국의 목표치를 웃돕니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KCB 신용평점 하위 50%가 대상인데,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들의 전체 차주 중 30% 이상을 중저신용자가 차지하도록 규제합니다.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용 평가에서도 인터넷은행들은 자체 모델을 개발해 중·저신용자에 대한 문턱을 낮췄습니다.
기존 금융 정보 중심의 모형으로는 거절 대상이지만 '모바일 선물하기', '소액결제' 등 비금융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출을 실행하는 동시에 금리는 낮추고, 한도는 늘렸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넷은행들이 억울함을 토로하는 배경인데, 상대적으로 위험한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면서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고 말합니다.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대출 확대는 금융 생태계 전반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체리피킹은 인터넷은행의 사명이 아니"라면서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포용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인터넷은행의 출범 취지였던 중·저신용자 포용보다는 우량 차주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으로 해석됩니다.
전문가들은 중저신용자 대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규제를 검토하는 한편, 포용 금융을 민간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고 조언합니다.
[최철 /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 민간 금융시장에서 필요한 자금 수요가 충분히 해소될 수 있도록 정부도 잘 살펴야 되겠고요. 시장에서 배제되거나 어려움이 있다면 최후의 보루로서 정책 금융도 역할을 해야죠.]
그간 정부의 포용 금융에 발맞춰온 인터넷은행들 입장에서는 가계대출은 묶으면서,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건전성은 지켜야 하는 복잡한 숙제를 마주하게 됐습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이런 구조를 정부가 어떻게 바꿔나가겠다는 것입니까?
<기자> 결국 신용평가 체계 개편으로 귀결이 됩니다. 사실 정부는 올초 신용평가체계 개편을 위한 TF를 구성했고, 이미 3번째 회의까지 열렸습니다.
신용평가체계 개편 킥오프 회의 때 나온 지적들을 보면 이미 신용평가 업계에서도 개인신용평가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과거의 금융거래 실적을 기반으로 점수를 매기다보니 신용거래 정보가 부족한 사람들은 실제 성실하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지만 낮은 점수를 받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들을 이른바 씬파일러(thin-filer)라고 부릅니다.
이들의 비중이 작년 기준으로 1,239만명, 전체 국민의 2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들에게는 1천점 만점에 평균 710점의 신용점수가 부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결국 앞서 보신 평가 기준에 따르면 거의 시중은행 1금융에서는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봐야합니다.
정부는 통신요금 납부나 보험료 납부, 공공요금 납부와 같은 여러가지 비금융 데이터들을 신용평가에 반영하는 이른바 대안신용평가를 활성화하기 위한 개편방안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앞서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 체계를 발표해서 하반기에 시범 운영에 나서고 개인 신용평가 체계도 추진 방안이 확정되는대로 연속으로 발표할 계획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치경제부 정원우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장윤선, CG : 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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