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통화위원회의 대표적인 비둘기파 신성환 한국은행 금통위원이 퇴임 직전 매파적 메시지를 내놨다. 유가 급등과 물가 불확실성 확대로 금리 인하 기대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시장에 긴축 경계 신호를 보낸 것이다.
4년간의 임기를 마친 신성환 위원은 11일 오전 한은에서 열린 이임 기자간담회에서 "고유가로 인한 물가상승 우려가 크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논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은 "그동안 물가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생각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물가 우려가 있는 현 상황에서 의사 결정을 하라고 한다면 예전에 비해 물가 걱정을 훨씬 더 많이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위원은 금리를 동결했던 지난해 1월·4월·8월·10월·11월 금통위에서 홀로 인하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금리 정책 결정 우선순위와 관련해서도 "항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최우선"이라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로 한 2%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면 성장과 물가가 상충하는 상황이더라도 당연히 물가에 무게를 두는 게 적절하다"고 봤다.
향후 금리 경로 전망에 관해서는 "유가가 핵심 고려사항"이라면서 "연말까지 유가가 고공행진 하면 물가에 미치는 2차 충격을 피하기 어렵고, 이렇게 되면 물가와의 싸움이 생각보다 훨씬 더 격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수준에 대해선 "원화가 저평가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한미 금리 역전이지만 이를 고려해도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이유는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 수요가 빠른 기간에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여러 흐름을 볼 때 환율이 앞으로 지금보다 하향 안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퇴임을 앞두고 후회되는 결정이 있냐는 질문에는 "아쉬운 점이라면 지난해 8월 정도에 금리를 내릴 수 있었을 때 좀 더 강하게 금리 인하를 주장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다만 금통위는 위원회 조직이니 의사 결정을 100% 존중한다"고 답했다.
신 위원은 구조 개혁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신 위원은 한국 가계의 높은 저축률과 지지부진한 민간 소비를 지적하며 "저축률이 높아 지금처럼 성장률이 높은 상황에서도 민간 소비 증가율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집 사느라 허덕이고 노후를 위해 저축만 하다가 큰 재산(부동산)만 남기고 떠나는 비효율적 시스템을 제도적으로 개선해, 국민들이 잘 살고 떠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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