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계가 현행 연명의료결정제도의 적용 대상을 임종기 환자에서 말기 환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하고 의료 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다.
김장한 울산대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는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의학한림원·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공동 주최 미디어포럼에서 이 같은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 포럼은 '삶의 마지막 단계, 자기결정과 최선의 의료'를 주제로 진행됐다.
연명의료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시행하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 투석 등 치료 효과 없이 임종 시기만 연장하는 의료 행위를 뜻한다.
김 교수는 연명의료 과정을 거쳐 사망한 환자 42명 사례에 대한 유가족과 의료진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현행 제도가 의료 현장에서 여러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애 말기 환자의 가족과 의료진 간 갈등이 가장 두드러진 건 '인공호흡기 착용'이었다. 인공호흡기 착용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임종 과정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고, 말기 환자의 인공호흡기 착용 중단은 임종 과정으로 판단되기 전까지는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은 적용 대상을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로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임종 과정의 기간이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주에 이를 수 있고 판단 기준도 불분명해 환자·가족·의료진 간 충돌 요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의료진은 말기 환자에게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 투석, 항암제·혈압상승제 투여는 물론 영양 공급까지 모두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환자·보호자와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뿐만 아니라 말기 환자도 연명의료를 보류하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인정하면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영 충남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도 실제 임상 현장에서 '말기'와 '임종 과정'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때문에 의료진이 환자의 최선의 이익보다 법적 책임을 먼저 고려하는 방어적 의료행위를 할 위험이 있으므로 선의에 기반한 판단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며 "말기와 임종기의 법적 구분을 재검토하고 제도의 출발점을 임종 직전이 아닌 환자가 치료 목표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더 이른 시점으로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도 올해 2월 국무회의에서 연명의료제도 활성화 방안을 보고한 바 있다. 현재 임종기로 한정된 연명의료 유보·중단 허용 시점을 말기 환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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