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파업에 대비해 감산까지 검토하는 비상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정부의 대응도 분주해졌습니다.
삼성전자 노조가 대화를 거부하고 파업을 강행할 의지를 보이면서 정부가 파업을 중단시키는 ‘긴급조정권’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세종 주재기자 연결합니다. 전민정 기자, 총파업이 현실화되면서 긴급조정권 발동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데, 반도체 산업 주무장관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부처 장관으로선 처음으로 긴급조정권 발동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어요?
<기자>
네, 어제 저녁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자신의 SNS를 통해 장문의 호소글을 남겼는데요.
김 장관은 먼저 반도체 사업을 “한국의 독보적인 성장동력이자 거의 유일한 핵심 전략 자산”이라고 평가하며 한국 경제에서 삼성전자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총파업 땐 삼성전자는 최대 100조원의 피해가 예상되고 1,700여개의 협력업체 피해 또한 상상할 수 없다”고 우려를 쏟아냈고요.
이에 따라 김 장관은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자 반도체 산업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거죠.
다만, 정작 긴급조정권 발동 권한을 가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화'와 '사후조정'을 앞세우며 긴급조정권 발동에 선을 긋고 있는데요.
중앙노동위원회도 삼성전자 노사에 앞서 중단된 사후 조정을 내일(16일) 재개하자고 공식 요청해 놓은 상황입니다.
이렇게 부처별로 엇갈린 듯한 메시지가 나오자 일각에선 정부의 파업 대응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산업부는 김정관 장관의 발언이 공식 정부 입장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이 크고 총파업이 산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하다는 측면에서 산업 주무장관으로서 의견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 이후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추가 협상문은 닫힌 상황 아닙니까? 물론 정부는 끝까지 대화 재개를 위해 노조를 설득하겠지만 결국 파업에 들어가면 다음 조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주무부처인 노동부는 아직은 “노사 대화를 통한 해결이 먼저”라며 긴급조정권 발동에 신중한 입장이긴 합니다.
파업 해결의 원칙은 노사 자율교섭이지, 정부 개입은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후조정과 물밑 접촉을 병행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고요.
특히 긴급조정권 발동이 ‘노조 3권 제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다, 요건도 까다로워 실제 발동사례가 드물다는 점도 정부로선 부담입니다.
노동부 관계자는 “긴급조정권은 정상적인 파업을 강제로 중지시키는 것인 만큼 매우 조심스럽고 요건도 엄격하다”며 “노사 대화를 통한 해결에 최우선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서도 이번 총파업이 '국민경제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을 이미 충족시킨 것 아니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요.
노조 측이 사측의 대화 제안을 끝까지 거부하면서 자율 교섭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결국엔 정부도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30일 동안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긴급조정권은 파업이 시작돼야 발동될 수 있는데요.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이제 엿새 앞으로 다가온 만큼, 정부 내부에서도 곧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조만간 국무조정실, 노동부, 산업부 등 관계부처 장관이 참석하는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을 검토하고 실행 여부에 대한 각 부처의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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