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 '돈이 돈 버는' 동안…원리금 지킨 하위 10% '한숨'

박승완 기자

입력 2026-05-20 12:00   수정 2026-05-20 14:41

금감원,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

지난해 말 기준 우리 국민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DC와 IRP, ETF로의 '머니무브'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정부는 가입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연금 운용을 도와 수익률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이 20일 발표한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대한민국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4조 원으로 1년 새 69.7조 원(16.1%) 증가했다. 지난해 400조 원을 넘어선 지 1년만에 500조 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연간수익률은 6.47%로 2005년에 제도를 도입한 이후 가장 높았다. DC 및 IRP 에서의 실적배당형 비중이 전년 대비 10%p 가량 상승하는 등 자산 배분 투자가 활성화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금융 당국은 지난해 75%가 넘는 상승률을 보인 코스피와 국민연금(19.9%), 미국(calPers, 12.2%)과 일본(GPIF, 12.3%)의 연기금과 비교하면 여전히 아쉬운 수준으로 보고 있다. 대기성자금을 포함한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전체 적립금의 4분의 3이 넘는 378.1조 원이 쏠려있기 때문이란 판단이다.

실제로 운용방법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원리금보장형이 3.09%, 실적배당형이 16.80%로 5배 격차를 보였다. 유형별로도 DB 3.53%, DC 8.47%, IRP 9.44%로,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을수록 더 높은 수익률을 가져갔다.

이는 수익률 양극화로 이어졌는데, 상위 10%는 실적배당형에 전체 적립금의 84%(DC·IRP합산)를 투자해 67%를 운용수익으로 거둬들였다. '돈이 돈을 벌어온 것'이라는 평가인데, 반면 하위 10%는 적립금의 74%를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했고, 23%의 운용수익에 그쳐 '넣은 만큼만 쌓인' 결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은 평범한 직장인들도 전문가 수준의 운용 성과를 누리고 연금 부자가 될 수 있도록 제도와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통합연금포털'을 통해 가입자 스스로가 연금 정보를 확인하도록 돕고, '운용 지원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당장 다음달에는 노후 대비의 또 다른 핵심 수단인 연금저축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고, 하반기 중 '퇴직연금 가이드북'을 배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안정적인 운용 환경을 조성하고 자산 배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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