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역대급 대도박을 벌이면서 향후 2년간 심각한 '현금 가뭄'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사내 엔지니어들에게 제공하던 인기 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Claude Code)' 라이선스를 6개월 만에 대부분 회수한 배경도 이와 맥을 같이 합니다.
■ 닷컴버블 압도하는 역대급 투자… '12경 개' 토큰 폭발이 가져온 청구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장기 설비투자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현재 미국 S&P 500 기업의 전체 설비투자 총액 중 IT 테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6%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과거 2000년 닷컴버블 정점 당시의 테크주 투자 비중(24%)을 가볍게 뛰어넘는 장기 30년 역사상 최악의 쏠림이자 역대 최고치입니다. 미국 대기업들이 미래를 위해 쓰는 투자금 100달러 중 36달러 이상을 오직 AI 칩을 사고 데이터 센터를 짓는 데 쏟아붓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자금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는 이유는 폭발적인 AI 사용량 때문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AI 에이전트'가 본격 도입되는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AI 토큰 소비량이 현재보다 24배 급증해 한 달에 무려 '12경 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기술 발전으로 토큰 단가가 아무리 낮아져도 기업 직원들이 밤낮으로 클릭하는 총사용량이 단가 하락 속도를 압도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마주할 전체 비용 청구서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 2026~2027년 FCF 마진 마이너스 추락… 빅테크 현금 흐름 '0원' 경고등
투자자들의 가장 큰 의문은 "이 막대한 투자가 언제쯤 결실을 보느냐"에 쏠려 있습니다. 이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발표한 '주요 하이퍼스케일러(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오라클 등)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FCF) 마진 전망' 보고서는 다소 충격적인 단기 고통을 예고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전체 현금흐름 마진율은 올해인 2026년에 0.2%로 간신히 턱걸이한 뒤, 내년인 2027년에는 -0.8%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구간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지배하는 거물 기업들이 장사를 해서 실제로 손에 쥐는 순수한 현금이 사실상 '0원'이 되거나 오히려 적자를 보는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2026~2027년이 AI 영토 확장을 위한 인프라 '불꽃 투자'의 정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 터널의 끝은 2028년… AI '진짜 수확기' 진입 분수령
그러나 월가는 이 어두운 현금 가뭄 터널이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BofA가 제시한 2028년 예측치에 따르면,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필두로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현금 창출력이 다시 가파르게 고개를 들며 종합 FCF 마진율이 2.1%로 플러스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6년과 2027년에 집중된 대규모 인프라 구축이 어느 정도 일단락되면, 202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AI 서비스에서 거두어들이는 현금 매출이 투입 비용을 넘어서며 확실한 '수익화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현재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와 펀더멘털은 '눈앞의 현금 고갈'이라는 2년간의 시린 겨울을 견뎌내고 2028년 이후 찾아올 'AI 진짜 수확기'를 향해 달려가는 인내의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이 혹독한 자본 대격돌의 터널 끝에서 과연 어떤 기업이 최후의 승자로 웃게 될지 월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박지원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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