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대법원이 호텔과 식당에 고객에게 수돗물을 무료로 제공할 법적 의무는 없다고 판단하면서, 5성급 호텔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투숙객이 소송에서 패배했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앵포에 따르면 이탈리아 대법원은 한 여성이 5성급 호텔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지난달 말 최종 기각했다.
해당 여성은 2019년 크리스마스 시즌 이탈리아 북동부 알프스산맥 돌로미티에 있는 한 5성급 호텔에 머물렀다. 그는 음료가 제외된 저녁 식사 포함 패키지로 일주일간 숙박하며 총 5,700유로(약 740만원)을 지불했다.
여성은 식사 때마다 호텔 레스토랑 측에 수돗물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호텔은 이를 거부하고 한 병에 7유로짜리 생수를 제공했다.
여행을 마친 뒤 불만을 품은 여성은 "수돗물을 마실 기회를 끊임없이 거부당하고, 대신 생수를 구매하도록 강요당했다"며 호텔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그는 "경제적 손해와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2,700유로(약 350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여성은 "물은 천연자원이자 보편적 인권"이라며 "필수적 욕구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양을 무료로 공급하는 것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수돗물 제공은 "침대에 시트가 깔려 있고, 방이 따뜻하며, 욕실에 비누가 비치돼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호텔과 식당 서비스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도 여성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 식당이나 호텔 경영자가 고객에게 수돗물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한 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탈리아 식당에서 무료 수돗물을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예의에 어긋나는 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특히 종업원이 생수나 탄산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권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사진 =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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