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원유·액화천연가스(LNG)를 가득 실은 초대형 유조선들이 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미군의 실시간 교신 지원을 받으며 해협을 몰래 통과하는 이른바 '암흑 항해'에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암흑 항해'는 선박 조명을 끄고 AIS를 차단한 채 항해하는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통제하는 이란의 공격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AIS를 끄면 선박 간 위치 파악이 어려워 레이더에만 의존해야 하므로 숙련된 항해사가 필요하다.
WSJ에 따르면 미군은 이들 선박과 교신하면서 언제 AIS를 끌지, 이란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조언하는 방식으로 '암흑 항해'를 지원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는 미·이란 종전 협상의 핵심 의제다.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란은 '주권적 권리'를 내세우며 선박들로부터 통행료를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리 명목으로 설립한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을 지난 27일 제재 명단에 올렸다.
'암흑 항해'로 해협 통과에 성공하는 선박이 일부 있지만 전쟁 이전 하루 100척 이상이 통과하던 것과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WSJ은 짚었다. 현재 전쟁 위험 구역 보험료는 선박 가치의 2.5~4%로 평시(0.25%)보다 크게 올랐다.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인 선박들은 급등한 보험료와 선원 임금·전쟁 위험수당 등의 부담으로 하루빨리 해협을 빠져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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