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가 밀어 올린 코스피…11일 '분수령'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전효성 기자

입력 2026-06-02 06:00   수정 2026-06-02 06:45

삼성전자 10% 급등에 코스피 8800선 외국인 현물 주식 매도세 지속 레버리지 자금 쏠림, 미결제약정 증가 선현물 괴리율 심화…만기일 뇌관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9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세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면서다. 하지만 지금의 랠리가 파생상품 시장의 쏠림 현상이 빚어낸 과열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삼성전자 10%대 급등…시총 2000조원 돌파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0.09% 급등한 34만 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단일종목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2000조원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 역시 1.71% 상승하면서 두 회사의 시가총액 차이는 전 거래일 191조원에서 356조원으로 크게 벌어졌다.

이날 외국인은 두 종목에서 총 1조 828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3조 3950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자금의 절반 이상인 2조 1910억원은 금융투자 창구에서 유입됐다. 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포함한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들어온 자금으로 추산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위 4종목의 순매수 규모가 7880억원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레버리지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본주를 밀어 올린 셈이다.

● '아우가 형님 끄는' 기형적 장세

현재의 주가 급등은 증권사들의 '방어용 기계적 매수'가 주도하는 구조다.

개인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상품을 대거 매수하면, 해당 상품의 거래를 돕는 증권사(LP)는 2배의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주식 선물을 사들여야 한다. 레버리지 상품 매수세가 워낙 강하다 보니 선물 매수세가 덩달아 강해졌고, 선물 가격이 실제 주식(현물) 가격보다 훨씬 비싸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장 마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선물 가격은 현물보다 각각 0.53%, 0.73% 비싸게 형성됐다. 대형주에서 선현물 가격 괴리가 이토록 벌어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1일 기준 삼성전자의 괴리율은 2.21%까지 더 확대됐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금융기관의 알고리즘 매매를 작동시킨다. 고평가된 선물을 팔고 저평가된 현물을 사들이는 차익거래 자금이 유입된다. 파생 시장에서 꼬인 수급을 풀기 위한 기계적 매수가 실제 주가를 부풀리고 있는 것이다.

● 6월 11일 동시만기일 '매물 폭탄' 뇌관

가장 큰 뇌관은 파생 시장에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는 대기 물량이다.

통상 만기일이 다가오면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정리해 '미결제약정'이 줄어드는 것이 정상이다. 현재는 열흘 뒤 만기일을 앞두고 기관의 방어용 매수세가 쏠리며 미결제약정이 폭증하고 있다. 5월20일 기준 456만계약이던 삼성전자 선물 미결제약정은 1일 556만계약으로 늘었고,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122만계약에서 159만계약으로 급증했다.

반도체주 기대감에 따른 가치 상승이라면 현물 주식 매수가 동반돼야 하지만 시장의 큰손인 외국인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레버리지 상품 상장 이후 4거래일간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물을 각각 1조9980억원, 4조5580억원 어치 팔아치웠다. 튼튼한 실적 덕에 시장이 버티고는 있지만, 진짜 주식 수요는 한풀 꺾인 상태에서 파생 물량이 주가 상승폭을 과도하게 부풀리는 실정이다.

● 롤오버 포기 시 대규모 조정 불가피

6월 11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까지는 기계적 매수세 유입으로 지수가 추가 상승을 보일 여지가 있다. 선물 가격보다 현물 주식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무위험 수익을 거두려고 하는 기관투자자들이 현물 주식을 사들이고, 주가와 지수가 올라가는 그림이다.

그러나 진짜 변곡점은 만기일 이후다. 만기일이 되면 벌어져 있던 선현물 가격 차이가 0으로 수렴한다. 이 때 기관은 차익거래를 위해 창고에 쌓아둔 현물 주식을 전량 매도해 수익을 확정 짓거나 다음 달 선물로 계약을 연장(롤오버)하는 2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만약 이번 달과 다음 달 선물의 가격 차이(스프레드)가 매력적이지 않아 프로그램 알고리즘이 롤오버를 포기할 경우, 그동안 짝을 맞추기 위해 들고 있던 현물 주식을 시장에 내던지게 되며 대규모 매물 폭탄이 쏟아질 수 있다.
기업들의 기초 체력이 양호해 주가가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더라도 파생 수급 덕에 기계적으로 올랐던 상승폭만큼은 이번 만기일을 기점으로 큰 폭의 조정과 되돌림을 겪을 수 있다.

아울러 바로 다음 날인 6월12일 스페이스X 상장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글로벌 자금을 흡수할 경우, 코스피 대형주에서 선제적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도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대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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