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0원 뚫은 환율..."투기적 외환 거래 잡겠다"

전민정 기자

입력 2026-06-08 17:26   수정 2026-06-08 19:09

    <앵커>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50선을 넘나들자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습니다.

    당국은 수급요인 이외에도 역외 차액결제 선물환, NDF 등 일부 투기적 외환거래가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보고 환율 쏠림 현상에 대한 강력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세종 주재기자 연결합니다. 전민정 기자, 당국의 구두 개입에 일단 1,550선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다소 제동이 걸린 모습이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오늘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금요일 주간 종가보다 16.1원 오른 1,555.2원에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감과 이란 전쟁 불확실성 속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개장한 건데요.

    이처럼 환율이 장중 1,550원대로 치솟자, 외환 당국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강도 높은 구두 개입에 나섰고요. 시장이 당국의 외환시장 안정화 의지를 확인하며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오늘 오전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의 쏠림을 결코 용인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는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의 메시지가 나온 후 달러 매수 심리가 다소 진정되면서 환율 상승폭은 크게 꺾이기 시작했고요.

    결국 전날 보다 4.1원 떨어진 1,535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4거래일만에 하락,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특히 오늘은 국민연금이 연초 중단했던 선물환 매도를 다시 시작하며 환헤지에 나선 점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강력 처방에도 최근 환율 상승을 이끈 외국인 주식 순매도 행진이 이어지고 있어 원·달러 환율의 상승 흐름이 멈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리 달러 강세라지만 세계 주요국 중에서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 폭이 매우 큰 편인데요. 외환당국은 이러한 환율 흐름의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고 있습니까?

    <기자>

    외환당국은 반도체 수출 호황에 따른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에도 최근 한달 간 환율이 급등한 건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도체주 주가 급등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지자, 외국인들이 비중 조정과 차익실현을 위해 국내 주식 매도에 나서며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수요가 급증했다는 겁니다.

    다만 외환당국은 외국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따른 국내 주식 대규모 매도가 어느 정도 어느 정도 마무리됐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이외에 다른 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자금도 일부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이러한 상황은 진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당국은 최근 환율 급등 배경에 단순한 수급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역외 차액결제 선물환, NDF 등 일부 투기적 외환거래가 맞물리며 쏠림을 키웠다고 보고 환율 수준 자체보다는 급격한 변동성에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NDF는 일정 시점에 외환을 정해진 환율로 매매하기로 약속한 선물환의 일종으로, 거래량이 제한적이고 역외에서 형성되는 가격인 만큼 외환당국의 대응도 역내 시장보다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외환당국은 특히 야간에 주로 거래되는 NDF 시장에서 원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24시간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을 통해 역외 NDF 거래를 국내 외환시장으로 흡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금융당국도 오늘 오후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 관계자들을 긴급 소집해 시장 교란 행위 방지를 위한 내부 통제 강화를 주문했는데요.

    원화의 약세 흐름에 편승한 투기적 움직임이나 시장 교란 행위 여부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검사 등을 통해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에 나서겠다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환율 상승에 편승해 수출입 기업들이 수입대금 지급을 앞당기거나 수출대금 회수를 의도적으로 미루는 이른바 ‘리드 앤 래그(Lead & Lag)’ 행위가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진단도 내놓고 있는데요.

    이는 재경부, 국세청, 관세청 등이 참여하는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을 통해 집중 단속한다는 방침이고요.

    이밖에도 산업통상부와 재경부 등 수출 관련 정부 부처에서는 수출기업 간담회를 통해 수출 기업들이 수출 대금을 적극적으로 풀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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