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빨리 끝났으면"…'세기의 재산 분할' 조정 무산

입력 2026-06-15 16:47   수정 2026-06-15 16:54


두 차례에 걸친 재산분할 조정에도 접점을 찾지 못한 최태원(66)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법적 다툼을 이어가게 됐다.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15일 두 사람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기일을 마친 직후 조정 불성립을 선언했다. 지난 4월 17일 재판부가 사건을 조정에 회부한 지 약 2달 만의 무산이다.

재판부는 정식 변론기일을 오는 26일로 잡았고, 양측은 변론에서 다시 치열하게 맞붙을 전망이다.

재판부는 앞서 지난 1월 9일 파기환송심 첫 변론을 연 뒤 3개월 만에 사건을 조정에 회부했고, 지난달 13일과 이날 두 차례 조정기일을 열어 합의를 모색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2차 조정기일은 오후 2시에 시작해 90분 만인 3시 30분께 끝났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모두 출석하면서 이혼소송 항소심 마지막 변론 기일인 2024년 4월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법정에서 대면했다.

오후 1시 47분께 도착한 최 회장은 '노 관장과 2년 2개월 만에 법정에서 대면하는데 심경이 어떤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조정이 잘 성립돼 빨리 끝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하고 들어갔다. 앞서 오후 1시 39분께 도착한 노 관장은 합의 가능성과 타협 여지를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입정했다. 두 사람은 조정이 끝난 뒤 별다른 발언 없이 퇴정했다.

향후 쟁점은 재산 분할의 규모와 방법, 기준이다. 특히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분할 대상인지를 두고 양측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린다. 최 회장 측은 SK 주식이 상속·증여로 형성된 특유재산이어서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고, 노 관장 측은 양육 등 가사노동을 도맡으며 경영을 뒷받침한 만큼 분할 대상인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고 맞선다.

재산분할 기준 시점을 둘러싼 공방도 예고돼 있다. 기준점을 이혼소송 사실심(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할지, 현재 진행 중인 파기환송심의 변론 종결일로 할지에 따라 가액이 세 배 이상 차이 날 수 있어서다.

사실심 변론 종결일 기준 SK 주가는 16만원으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가액은 2조700억원대였으나, 최근 주가가 60만원 수준까지 오르며 그 가액도 대폭 뛰었다.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고,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을 시작으로 지난한 소송전을 이어왔다.

1심은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2024년 5월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SK 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어 분할액이 20배(665억원→1조3,000억원)로 불어난 것으로, SK그룹 성장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과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작년 10월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불법 자금인 만큼 SK에 유입됐더라도 재산 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냈다. 다만 위자료 20억원을 인정한 부분은 상고를 기각해 그대로 확정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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