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가 '업종별 차등 적용'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경영계는 지불 능력이 낮은 숙박·음식업 등은 다른 업종보다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맞섰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6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적용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논의했다.
경영계는 업종별로 생산성과 인건비 부담 여력에 차이가 있음에도 같은 수준의 최저임금을 적용하면서 영세 업종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는 모두발언에서 "숙박·음식업의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는 2,800만원으로 제조업 1억7천만원의 6분의 1 수준"이라며 "업종별로 인건비 부담 여력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숙박 음식업은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이 87.1%에 달한다"며 "업종별 노동 생산성과 임금 수준 차이가 명확한데도 하나의 기준만 일률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최저임금에 대한 현장 수용성을 떨어뜨릴 뿐"이라고 강조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업종별 구분 적용은 특정 업종에 낙인을 찍는 차별이 아니라 고사 직전인 업종에 숨통을 틔워 고용을 유지하게 만드는 생존의 사다리"라며 "올해 심의만큼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최소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업종별 구분 적용 방안이 전향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 본부장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시범 기간 3년을 정해 구분 적용 대상 업종에는 최저임금 인상률의 절반만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며 "최저임금 격차 역시 최대 10% 이내로 제한해 과도한 차이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근로자 측은 특정 업종에 더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은 노동자 차별을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음식점업 같은 곳에 현 최저임금보다 더 낮게 줄 수 있게 된다면 어느 노동자가 그곳에서 일할 것인지 불 보듯 뻔하다"며 "외국인 노동자, 장애 노동자, 수습 노동자 등 각종 딱지를 붙여 차별을 정당화시켜 이윤을 창출하려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류 사무총장은 최근 반도체 대기업의 성과급 논란을 예로 들며 "업종별 구분 적용 문제는 현 최저임금을 성과급처럼 다뤄서 어느 업종에 덜 주고, 어느 지역에 덜 주는 '저성과급' 논의와 똑같은 논리"라고 지적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은 "사용자위원들의 업종별 구분 적용 주장은 차별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독소 조항"이라며 "업종별 구분 적용은 지금 당장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는 최저임금법 4조를 독소 조항으로 지적한 것이다.
최저임금 제도 시행 첫해인 1988년에는 한시적으로 업종별 차등 적용이 시행됐지만, 노동계 반발 등으로 1989년부터는 단일 최저임금 체제로 바뀌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근로자 위원 8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이 모인 가운데 비공개회의에서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이 적절한지 논의를 이어갔다.
본격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는 업종별 차등 적용 토론이 끝난 다음 주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앞서 노동계는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보다 16.3% 오른 시급 1만2천원, 월 250만8천원(월 209시간 기준)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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