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딥다이브

다음달 승강제 '윤곽'…코스닥 '지각변동' 대예고 [마켓딥다이브]

방서후 기자

입력 2026-06-17 14:25  

    <앵커>

    마켓딥다이브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오늘(17일)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코스닥 시장이 문을 연 지 어언 30년째입니다.

    한국의 나스닥을 표방하며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지수는 1천 포인트를 겨우 돌파한 상황입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다음 달 예정된 코스닥 30주년 기념행사를 고대하고 있는데요.

    그때 코스닥을 선진국처럼 여러 개의 리그로 나눠 관리하는 승강제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수 있어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옵니다.

    오늘은 코스닥 승강제 시행으로 수혜를 받을 만한 기업들은 어디인지 예상해 보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다뤄보려고 합니다.

    <앵커>

    사실 코스닥 승강제, 낯설지 않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 우량한 기업을 선별하는 작업은 이미 수차례 있어 왔는데요.

    이미 2000년대 초반에 코스닥50지수와 스타지수가 있었고요.

    2009년엔 코스닥 대표 우량기업 100곳을 묶은 프리미어지수, 그리고 2022년 출범한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가 전부 비슷한 취지에서 출발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이번 만큼은 다르다는 입장인데요.

    실제로 과거의 시도가 우량기업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준 것이라면, 이번 승강제는 아예 시장 자체를 프리미엄, 스탠다드, 관리군으로 나누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고요.

    여기에 잘하는 기업에겐 승격의 기회를 주고, 못하는 기업은 과감하게 강등시켜서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우량기업 중심의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번엔 단순히 우등반만 뽑는 게 아니라 우등반과 열등반을 편성하겠다는 거잖아요?

    아무래도 우등반에 누가 들어갈 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겠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3개 리그를 시장평가(시가총액)와 실적(매출액·이익), 지배구조 등을 반영해 나누고, 기준 부합 여부에 따라 승격과 강등이 이뤄지는 구조가 유력하다고 봤습니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에는 시가총액이 크고 실적이나 지배구조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한 기업들이 배치되고, 이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거래소는 이런 내용들을 담은 코스닥 승강제 최종안을 다음 달 코스닥 개설 30주년 행사에서 공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고요.

    이를 위해 어제(16일) 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된 자문단과 회의를 열고 승강제 관련 다양한 의견을 듣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실제 제도 시행 시점은 이르면 10월 초로 예상됩니다.

    <앵커>

    시가총액을 본다면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 즉 바이오주들이 프리미엄 시장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건가요?

    <기자>

    불과 올해 초까지도 그랬습니다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표를 함께 보시면요. 지난해 6월만 하더라도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3곳을 제외하면 전부 제약바이오 섹터에 해당하는 종목들이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현재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4곳으로 줄었고 새 얼굴이 3곳이나 등장했습니다.

    주성엔지니어링, 원익IPS, 리노공업이 그 주인공들인데요. 전부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입니다.

    특히 주성엔지니어링은 1년 전 34위에서 5위, 원익IPS는 44위에서 7위로 순위가 껑충 뛰었습니다.

    AI 투자 확대 효과가 '삼전닉스'로 대표되는 코스피를 넘어 코스닥까지 미치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코스닥에서 반도체 업종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1월 16%에서 6월 25%로 늘면서 바이오 업종을 따라잡은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2010년대 코스닥이 바이오 중심 시장으로 재편된 것처럼 현재는 반도체 소부장 중심 시장으로의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향후 코스닥 강세는 과거처럼 테마성 수급에 의존하기보다는 이익 성장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지는 과정의 일부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구성이 다양해진 건 다행이라 치더라도,

    이런 추세대로라면 결국 코스피처럼 시총 상위 종목들과 하위 종목들의 격차가 커질 수도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코스닥 승강제로 열등반 낙인까지 찍어버린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어제 거래소와 승강제 관련 논의를 진행한 업계 관계자들은 낙인 효과로 인한 시장 양극화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JPX)가 주식시장을 프라임, 스탠다드, 그로스 3개로 나누는 방식으로 개편했지만 결국 최상위인 프라임 시장으로만 자금이 쏠리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코스닥 세그먼트 분리로 일부 시장으로만 자금·관심·유동성이 쏠릴 위험이 있다"며 혁신 기업들이 단기적인 실적만으로 단계가 좌우되는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기업들이 코스닥 프리미엄 시장에 오래 머물고 싶어 할만한 실질적인 혜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당장 코스닥 시총 1위 기업인 알테오젠만 하더라도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코스닥이 단순히 코스피 이전을 위한 '발판'으로만 인식되지 않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코스닥리서치센터장은 "프리미임 시장 기업에 법인세 1% 감면 같은 혜택을 준다면 기업들이 우량기업군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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