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에서 규모 7.2, 7.5 강진이 1분도 채 되지 않는 간격으로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당국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구조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사망자가 최대 10만명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4분께 베네수엘라 북부 카리브해 연안의 모론 서부 지역에서 규모 7.2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불과 39초 뒤 첫 번째 진앙에서 남서쪽으로 약 45㎞ 떨어진 곳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다시 관측됐다.
USGS는 지진 발생 깊이를 첫 번째 지진 21.9㎞, 두 번째 지진 10㎞로 파악했다. 진앙지는 수도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약 160㎞ 떨어져 있다.
강한 흔들림은 수도 카라카스까지 이어졌다. 이날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에 기여한 1821년의 군사적 승리를 기념하는 베네수엘라 공휴일을 맞아 집에 머물던 주민들은 건물 밖으로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소방차가 시내 곳곳에 출동한 모습과 함께 외벽이 크게 훼손된 건물, 무너진 잔해 위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는 구조대의 모습이 담겼다. 지진 직후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과 인터넷 장애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접국에 거주하는 베네수엘라 출신 이주민들은 가족들의 안부를 확인하려 했지만, 일부 지역의 휴대전화 통신망이 끊기면서 연락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국영 방송에 출연해 강력한 연쇄 강진과 20여차례의 여진 발생에 따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했지만 구체적인 사망자와 부상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카라카스 외곽의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부 장관은 여러 주에서 지진이 감지됐으며 카라카스 알타미라 지역에서는 주택과 건물이 붕괴하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소방과 경찰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 구조와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직 공식 인명 피해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USGS는 피해 규모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했다. 사망자는 최소 1만명에서 최대 10만명에 이를 수 있으며, 1만명∼10만명 수준일 가능성은 40%, 10만명을 넘을 가능성은 14%로 각각 추정했다.
경제적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USGS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손실이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의 1∼5%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지진 직후 푸에르토리코와 미국령·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아루바, 퀴라소, 보네르 등 카리브해 섬 지역에는 쓰나미 위협 경보가 내려졌으나 약 1시간 뒤 모두 해제됐다.
베네수엘라는 카리브 판과 남미 판이 맞닿는 경계에 위치해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USGS에 따르면 1812년 3월 카라카스와 메리다 일대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약 3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