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 사건을 놓고 경찰 수사 초기 단계에서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프로파일러의 강간살인 의심 소견까지 제기됐지만, 수사 지휘 체계를 거치며 결국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장윤기를 검거한 직후 수사 현장에서 그의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강간살인으로 변경·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검거 직후 주거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성범죄를 장윤기의 범행 동기로 연관 지을 수 있는 성인용품 리얼돌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리얼돌 2개는 주요 부위가 흉기에 의해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장윤기가 리얼돌을 대상으로 범행을 연습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강간살인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수사팀 내부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한 리얼돌을 보니 장윤기가 성범죄를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범행을 저지르다가 살인에 이른 것 아니냐는 의심도 들었다"며 "리얼돌이 훼손된 상태를 고려해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결국 살인 혐의만 적용했다. 이는 장윤기의 진술, 강간살인 직접 증거 부족 등 때문이라고 전해졌다.
수사 초 장윤기는 줄곧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는 범행 대상이 여성인지 몰랐다고 진술하며 성범죄 목적을 부인했다. 강간을 목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단정할 직접적인 증거나 진술도 부족했다.
이후 이뤄진 프로파일러 분석 과정에서는 강간살인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럼에도 직접 증거나 진술이 없는데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유지됐다.
결국 수사 지휘 체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강간살인 혐의는 반영되지 않았다. 경찰은 장윤기를 살인·살인미수 혐의로만 구속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 단계에서 현장에서는 강간살인과 살인 혐의 적용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며 "당시 확보된 증거와 진술만으로는 성범죄 목적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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