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습해 보니 2승 이상, 3승까지도 도전해 보고 싶다."
신진서(26) 9단이 인공지능(AI)과의 승부를 사흘 앞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프로기사 정상급 실력자가 AI와 반상에서 맞붙는 것은 2016년 이세돌 9단-알파고 대결 이후 꼭 10년 만이다.
14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기자회견에서 신진서는 이같이 밝히며 "중반에서 카타고의 수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가 승부처"라고 말했다.
승부의 갈림길에 대한 계산도 구체적이었다. 그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상태로 끝내기까지 간다면 기대해 볼 만하다"며 "전투로 흘러가면 내 승률은 10% 미만인 것 같고, 후반 승부로 간다면 60∼70%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결 상대인 카타고(KataGo)는 알파고 이후 가장 널리 쓰이는 오픈소스 바둑 AI다. 프로기사와 국가대표 선수 훈련은 물론 TV 바둑 해설에도 쓰인다. 신진서는 17일 1국을 시작으로 19일, 21일까지 카타고와 2점 접바둑 3번기를 둔다.
대국 조건은 인간 쪽에 시간 여유를 줬다. 신진서에게는 제한 시간 5시간에 30초 초읽기 1회가 주어지는 반면, 카타고는 제한 시간 없이 매 수 20초 안에 착수해야 한다. 보수도 파격적이다. 신진서는 판당 5,000만원씩 총 1억5,000만원의 대국료를 받고, 이길 때마다 5,000만원이 얹어진다. 2승 이상이면 제네시스 G90도 따라온다.
준비도 실전처럼 해왔다. 신진서는 대국 제의를 받은 뒤 실전에 나설 카타고와 성능이 비슷한 AI 모델을 상대로 훈련을 이어왔다. 그는 "두 점 치수로는 대국을 제의받기 전까지 한 판도 이기지 못했다. 반면 세 점으로는 한 번도 지지 않았다"며 "두 점은 도전해 볼 만한 치수"라고 평가했다.
승부를 읽는 기준도 제시했다. 신진서는 "내 승률이 99%에서 98%로 내려오는 것만으로도 위험 신호라고 생각한다"며 "후반에 내려오는 것은 괜찮지만, 초반이나 중반에 그 정도까지 떨어진다면 판을 잘못 짠 것이다. 승부에서도 굉장히 큰 위험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기신전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좋은 기회에 카타고와 대국할 수 있게 돼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번 대국이 승부 자체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간 기사들과 대국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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