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규제 강화와 증시 조정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 유입이 눈에 띄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후 매주 조 단위로 유입됐던 자금이 최근 일주일간 5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24일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의 최근 1주간 자금 유입은 534억원에 그쳤다. 최근 1개월간 6조5000억원, 지난 5월27일 출시 후 누적 13조원을 웃돈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중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에서는 최근 1주간 98억원이 순유출됐다. KODEX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에서는 750억원, TIGER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에서는 543억원이 빠져나갔다.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1979억원) 등 일부 종목에서 자금이 순유입됐지만 전체 상품에서 나타난 자금 이탈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
자금 유입 둔화는 개인 투자자의 수급에서 확인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20일부터 23일까지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에서 159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KODEX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도 약 45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1,900억원대 자금이 순유입된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에서 외국인은 순매수세에 나섰지만 개인은 790억원을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의 자금 유입 감소를 과열됐던 투기성 수급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분석과 함께 변동성 관리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환율 안정을 목표로 5월27일 일제히 상장됐다. 출시 후 극심한 자금 쏠림과 증시 변동성의 주범으로 지목받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도입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리얼미터가 더투데이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504명을 대상으로 지난 22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이 '잘못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63.7%를 기록했다. '매우 잘못한 결정'은 41.2%, '대체로 잘못한 결정'은 22.5%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출시 50일 만인 지난 16일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 논의를 바탕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ETF·ETN)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1,000만원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관련 기본 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그동안에는 계좌 내 현금뿐 아니라 주식, ETF, 채권 등 대용증권의 시가 70%가 기본 예탁금에 산정됐지만, 앞으로는 현금만 기본 예탁금으로 인정된다.
당국은 또 주식, 채권 등 대용증권을 매도(T일)한 즉시 기본예탁금을 현금과 동일하게 인정하는 현행 방식도 개선하기로 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한해 증권 매도 후 현금이 실제로 입금되는 날(T+2일)에 현금 예탁금으로 인정하도록 개선해 해당 상품의 회전매매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11월 시행하기로 한 매매 수량 단위 조정(1좌→20좌) 조치도 조기 시행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증권사·운용사의 괴리율 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투자유의종목 지정절차를 단축해 괴리율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은 거래소 규정과 시행세칙 개정 절차 등을 거쳐 8월 19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시장은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자금 유입 둔화가 정부 규제 효과에 급락장으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더해진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일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특성상 횡보 또는 급등락 장세에서는 손실이 커지는 '음의 복리효과'가 두드러진다. 보유 기간이 길수록 변동성 잠식도 커지게 된다.
외신과 글로벌 투자은행(IB) 국내 증시가 레버리지 ETF로 변동성이 증폭되는 실시간 실험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주요 기술적 지지선을 시험하다'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출시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급격한 디레버리징(강제 매도)이 장중 변동성을 증폭시켰다"고 분석했다.
일부 레버리지 ETF가 하락하면서 운용사들이 목표 레버리지 배율을 맞추기 위해 기초자산을 추가로 매도했고 이 과정에서 주가 하락이 다시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도 최근 한국 증시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레버리지 ETF의 디레버리징이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기본 예탁금 상향, 현금 증거금 의무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신규 상장 중단 등 규제를 추가적인 레버리지 축소 요인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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