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상장사들이 올해 2분기 견조한 실력을 냈지만 7월 증권가 눈높이는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 만에 목표주가를 하향한 증권사의 리포트가 상향 리포트의 두 배를 웃돌았다. 증시 상승기에 목표주가를 올렸던 종목 상당수가 하락장이 시작된 뒤 증권사들이 일제히 목표주가를 낮추면서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국내 증권사들이 발간한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는 총 580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발간된 상향 리포트(351건)를 크게 웃돌았다.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 수가 상향보다 많은 달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 7월에는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가 1168건, 하향 리포트가 180건으로 상향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상향 940건·하향 228건, 2월 상향 1122건·하향 116건 등 낙관론이 우세했다. 증시 상승기에 목표주가를 올렸던 종목 상당수가 하락장이 시작된 뒤 목표주가를 다시 낮춘 셈이다.
하지만 7월 들어 증시가 급락하고 기업 실적 전망과 밸류에이션 재검토 보고서가 쏟아지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분위기 변화 배경으로는 증시 변동성 확대와 주도 업종 부재가 꼽힌다. 통상 목표주가는 향후 실적 개선과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될 때 상향되고, 반대로 이익 추정치가 낮아지거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질 때 하향 조정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 조정이 자리 잡고 있다. 두 회사는 올 2분기 사상 최대 수준의 호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7월 들어 고점 대비 각각 최대 31.17%, 39.20% 급락했다.
최근 메모리주 주가 하락과 가격 전망 변화에 맞춰 다수의 증권사는 목표가 반영에 나서고 있다.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7%, 9% 낮추고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도 보수적으로 적용했다.
NH투자증권은 410만원에서 340만원으로, 대신증권은 390만원에서 320만원으로 목표가를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3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42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대폭 하향했다. 대형 증권사들이 가파른 주가 하락에 대응해 실제 주가와 목표주가 사이 격차를 줄이기 위한 괴리율 좁히기에 나선 셈이다.
업계에서는 8월 증시 상황이 올해 하반기 투자 시장 분위기를 바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등 여부는 반도체에 달렸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는 한편 당장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잭슨홀 미팅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안정화 등 대내외적인 요인이 안정세에 접어들면 증시 변동성이 잦아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 레벨은 분기별로 내년까지 계단식으로 높아진다는 점에서 결국 주가는 증가율보다 이익 레벨을 보고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고 실질적인 수익성 증명이 선행돼야 주가가 본격적인 반등세를 탈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등의 핵심 변수는 AI 투자 둔화 우려의 완화다. AI 도입을 통한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까지 확인된다면 강력한 시장 반전의 트리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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