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재단은 언제나 사업 대상자의 힘든 부분을 돕고, 문제가 있다면 해결하기 위해 힘써오고 있다. 그런데 그중에는 마주할 때마다 유독 넋을 잃게 되는 사업이 있다. 바로 ‘신격호 롯데 장애인 보조기기 지원사업’이다. 아무리 필요한 지원을 한다고 해도 장애인 본인이 겪는 어려움은 물론이고, 곁에서 그를 돌보는 가족들의 크나큰 희생이 평생 이어지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가족 모두가 그 무거운 짐을 함께 안고 살아가는 셈이다.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들이 겪는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장애인 보조기기 전달식에서 한 부모가 읽어준 감사 편지를 통해 비로소 깨닫게 됐다.
편지에는 ‘아이는 자라고 부모는 늙어가서 자녀를 돌보는 일이 점점 버거워졌지만, 나이로 인해 지원받을 곳이 없던 상황에서 감사하게도 재단의 도움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전까지는 성장기 장애아동에게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고, 성인 장애인은 필요한 도움을 충분히 받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성인 장애인이 아동·청소년보다 상대적으로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고, 나이가 들수록 그 어려움도 더욱 커지고 있었다.
성인 장애인을 위한 지원이 훨씬 시급하다는 사실을 그때 느꼈다. 그래서 올해는 성인 장애인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 연령을 만 45세까지 확대하며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
지원 대상은 아동·청소년 47명과 성인 97명으로, 성인 비중을 크게 늘렸다. 개인별 수요에 맞는 기기를 제공하는 데도 힘썼다. 국내 보조기기 시장은 복지 선진국에 비해 제품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수입 의존도가 높아 가격 부담이 크다.
경제적인 이유로 꼭 필요한 기기를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장애 정도와 생활환경을 세심하게 살펴 각자에게 가장 적합한 보조기기를 지원했다. 아울러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재단의 사업을 계기로 국가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이 지원 연령의 범위를 넓혀주길 바란다.
장애인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방침이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끝으로, 장애인을 위한 사업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장애인 본인보다도 그 곁을 지키는 가족들을 먼저 떠올린다. 몸이 불편한 자녀를 밤낮으로 돌보는 부모의 마음이 오죽할까? 아마 하루하루 속이 문드러지는 심정일 것이다. 그 마음을 누구도 온전히 헤아리거나 쉽게 위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재단의 손길이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한 그 부모의 편지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 편지를 떠올릴 때마다 자녀를 향한 부모의 사랑에는 끝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낀다. [글 기고: 장혜선 이사장]

한국경제TV 사업2부 정성식 PD
ssjeong@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