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퓨처엠이 처음으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용 양극재 대규모 공급 계약을 따내며 삼원계(NCM·NCA) 중심이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급성장하는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겨냥해 원가 경쟁력을 앞세운 전략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포스코퓨처엠은 6일 내년부터 6년간 총 19만 톤의 LFP 양극재를 국내 배터리 업체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식 계약은 3분기에 이뤄지며, 최근 LFP 양극재 시세를 적용하면 계약 규모는 약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고객사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북미 ESS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체로 압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 ESS 생산량을 상반기 대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며, 삼성SDI도 오는 10월부터 미국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에 돌입한다.
이번 계약의 배경에는 북미 ESS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ESS 설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ESS는 가격 경쟁력과 긴 수명이 중요한 만큼 삼원계보다 저렴한 LFP 배터리 채택이 확대되는 추세다.
그동안 삼원계 양극재를 주력으로 성장해 온 포스코퓨처엠이 LFP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도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신공법'으로 원가 낮춰…중국과 가격 경쟁
포스코퓨처엠의 경쟁력은 원가 절감에 있다.
포스코의 철강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을 LFP 양극재 원료로 활용하는 '신공법'을 적용할 계획이다. 외부 원료 구매 비중을 줄여 제조 비용을 낮추는 방식이다
핵심 원료인 리튬도 그룹 내 공급망을 활용한다. 포스코홀딩스가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생산한 리튬을 직접 공급받아 중간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철과 리튬을 모두 자체 공급망으로 조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면서 중국 업체들과 가격 경쟁이 가능한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 엘앤에프, 속도…퓨처엠은 원가로 경쟁
국내 경쟁사들도 LFP 시장 선점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엘앤에프는 포스코퓨처엠보다 먼저 조 단위 LFP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국내 최초로 시제품을 출하했다.
올해 3분기 양산을 시작하고 내년에는 생산능력을 6만 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속도보다 원가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그룹사 내 원료 조달로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반면 LG화학은 2028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며, 에코프로비엠은 삼원계 양극재를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고객사와 계약 막바지 협의 중"
포스코퓨처엠은 추가 고객 확보 가능성을 열어뒀다.
회사는 다른 고객사들과도 LFP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막바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춰 포항 공장의 일부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라인을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올해 연간 1만 5천 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 양산을 목표로 연간 최대 5만 톤 규모의 LFP 양극재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중국 피노-CNGR와 합작한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기업인 만큼 고객사에 두 소재를 함께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음극재 시장 역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90%를 웃도는 만큼 중국산을 대체할 공급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회사는 3,500억 원을 투자한 베트남 인조흑연 공장을 통해 음극재 생산도 확대할 계획이다.
결국 이번 계약은 단순한 매출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북미 ESS 시장 확대와 탈중국 공급망 재편이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포스코퓨처엠의 경쟁력이 LFP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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