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급 변동성"…원·달러 1,300원대 눈앞

입력 2026-08-09 11:03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3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서울외환시장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평균 월간 환율 변동폭(오후 3시 30분 가격 기준·전월말 대비)은 47.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변동성이 극심했던 2009년(61.2원)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역대 월간 환율 변동폭이 평균 40원을 넘은 해는 외환위기였던 1997년(72.2원)과 1998년(97.6원), 금융위기였던 2008년(68.3원)과 2009년(61.2원)뿐이다.

일일 변동성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환율 일일 변동폭(오후 3시 30분 가격 기준·전 거래일 대비)은 평균 8.2원으로, 2009년(평균 9.4원) 이후 가장 컸다. 변동성이 컸다고 여겨지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5.0원)와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지난 8일 오전 6시 1,409.5원으로 한 주 거래를 마쳤다. 장중 저가(1,407.3원) 기준으로는 작년 10월 2일(1,399.5원) 이후 최저치다.

최근 이런 급락 배경으로는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자금을 필두로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몰리면서 수급 쏠림의 방향이 원화 매수 쪽으로 급변했고, 여기에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이 지난달 31일 엔화 약세에 대응해 엔화를 공동 매입하면서 동아시아 통화 강세에 불을 지폈다. 이는 아시아 금융위기였던 1998년 이후 28년 만의 공조 개입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며 달러 자체가 약세로 돌아선 점도 원화 강세를 거들었다.

최근 환율 하락 속도는 대미 관세 등으로 변동성이 컸던 작년 4∼6월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빠르다. 환율은 지난달 2일 1,555.8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 7일까지 25거래일에 걸쳐 139.7원 하락, 하루 평균 5.6원씩 내렸다. 이는 작년 4월 9일(1,472.0원)부터 6월 30일(1,347.1원)까지 일평균 2.5원씩 하락했던 것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이 무너지면 환율이 1,300원대에 안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민혁 이코노미스트는 "1,400원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으로 보이며,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국제유가 안정 등이 뒷받침된다면 1,300원대 안착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반론도 있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서학개미와 외국인 투자 자금이 이탈하거나, 미일 외환당국 공조 효과가 약해져 엔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경우 원화도 재차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SK하이닉스발 달러 수급 쏠림에 환율이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하락한 감이 있다"면서 "8월 중에 환율이 1,300원대에 진입하더라도 수급이 균형을 맞추면서 기술적으로 반등해 원화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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