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폭염이 닥친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요 기업 에어컨 제품 중 국내에서 팔리는 내수용은 온대기후에 맞춰 설계돼 외기 온도가 45도를 넘으면 에어컨을 가동해도 사실상 효능이 없다는 내용이 퍼졌다.
43도부터도 효율이 떨어진다는 SNS 상 글도 보였다.
에어컨이 국제 표준기후 등급에 따라 T1(온대기후), T2(한랭기후), T3(열대·사막기후)로 종류가 나뉘며 이 중 T1인 내수용 에어컨은 기온이 약 43도일 때까지만 정상 작동한다는 것이다.
에어컨 작동에 무리가 생기지 않도록 43도가 되면 안전장치가 작동해 에어컨이 멈춘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에어컨 제조업체들은 국내 에어컨이 온대기후에 맞춰 제작됐다는 내용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에어컨의 성능은 한국산업표준(KS)인 KS C9306을 기준으로 하며 기후 조건에 따라 다시 T1, T2, T3로 나뉜다.
T1은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기후 국가에 해당하는 것이다. 산업표준심의회 자료를 보면 T1 에어컨은 정격 냉방 능력을 시험할 때 실외 온도 24~35도를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24~35도에서 시험한다'고 '24~35도에서만 제대로 작동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제조업체들은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T1 기준보다 훨씬 높은 기온까지 가정해 내부 시험을 거친다는 것이다. 거의 50도까지는 냉방 능력에 큰 문제가 없다고 이들 업체는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 제품은 모두 외부 기온 49도까지 올라가는 경우에 대해서도 신뢰성 테스트를 실시한다"고 소개했다.
LG전자 관계자도 "기준치를 훨씬 상회하는, 실외 기온 48도 조건에서도 정격 성능 시험을 진행하며 이 온도까지는 운전 효율의 손실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바깥 기온이 폭염으로 크게 오르면 냉방 효율이 다소 떨어질 수는 있다.
에어컨은 실내의 열을 실외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바깥 공기가 뜨거울수록 열 방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기온이 올라갈수록 효율이 저하되는 것은 기술 원리상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외부기온이 올라가는) 이런 상황까지 고려해 성능 시험을 하는 만큼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중동이나 동남아 등지로 수출하는 에어컨은 고온인 T3 시험 조건에 맞춰 설계돼 더 높은 기온에서도 냉방 성능이 유지된다는 의혹도 있었다.
실제로 T3은 정격 성능 시험의 실외 기온 기준이 24~46도라 T1보다 높다.
앞으로 여름철 기온이 더 오르면 그때 T3에 맞춘 새 모델을 출시해 제품 교체를 유도하려는 상술 아니냐는 의문도 일각에서 등장했다.
그러나 제조사 관계자들은 국내에서 T1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비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더 높은 기온을 견뎌야 하는 T3 제품은 압축기나 실외기 기판(PCB) 등 핵심 부품의 용량이 더 크거나 고성능이라 더 비싸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냉방 성능은 더 좋아지겠지만 부품가격 상승에 따라 판매 가격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과도한 성능을 지닌 부품을 넣어 비싸게 팔기보다는 각 지역 특성에 맞춰 최적의 효율을 추구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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