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앞바다에 9개월째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떠있는 가운데 승조원들이 '한계 상황'을 견디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여론이 좋지 않은 와중에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링컨함은 5천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지난해 11월 21일 미 샌디에이고의 모항을 떠나 중동으로 가던 중 12월 괌에 한차례 기항했다. 이후 올해 7월 7일 오만에 잠시 들를 때까지 208일 연속 해상에 머물렀다. 현대 해군사에 전례가 없는 기간 동안 해상에 머문 것이다.
당초 지난 5월 작전을 종료하고 복귀할 예정이었는데, 전쟁이 길어져 복귀가 두 차례 늦춰졌다. 이로 인한 승조원들의 사기 저하, 탈진,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수병 1명이 함상에서 바다로 뛰어들기도 했다. 정확한 투신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이 수병은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라 구조됐다.
미 해군은 "함정 내 자살 생각이나 시도가 증가한 것을 관찰하지 못했다"고 13일(현지시간) CNN에 성명을 보내 링컨함의 복귀 지연과 수병의 투신이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링컨함에선 이번 말고도 여러 차례 투신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군 기관지 '스타즈 앤드 스트라이프'는 수병들이 "피로와 사기 저하에 시달리고 있으며, 여기에는 자살 생각에 대한 보고와 승조원 한 명이 바다로 뛰어들려다 제지된 최소 한 건의 사례가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링컨함의 수병인 남편이 투신하려 했다는 아내의 인터뷰, 동료 수병의 투신을 막았다는 또 다른 사례를 미 군사전문지 '네이비 타임스'가 전하기도 했다.
해상 체류가 길어지며 물자 공급이 어려워져 승조원들의 생활도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바레인에 있는 미군 5함대 기지에서 보급품이 도착하는 데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지난 6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해군 수뇌부와 링컨함 승조원 가족들의 간담회에선 승조원들의 '번 아웃' 및 물자·식량 부족, 수질 오염, 위생·환기시설 불량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마이크 레빈(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간담회에서 "곰팡이가 핀 샤워실, 고장 난 화장실, 몇 주 동안 나오지 않는 온수, 쌀 반 컵과 토르티야 두 장까지 줄어든 식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문제가 불거지자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비난하고 나섰다.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세스 몰턴 의원(민주·매사추세츠)은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장병을 조롱해온 대통령"과 "장병의 생명을 지키는 것보다 테스토스테론 검사에 더 집중하는 국방장관"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국방위 차원의 조사를 주장했다.
그러나 헤그세스 장관은 일련의 보도들에 대해 "완전한 사실 왜곡(completely misrepresented)"이라고 반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파나마 방문 중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우리는 모든 함정과 모든 승조원, 모든 함장이 매 순간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갖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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