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주가 'K-웨이브' 열풍을 타고 미국에서 역주행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민을 넘어 미국 MZ세대들까지 즐겨 찾으면서 위스키와 사케처럼 독립적인 주류 카테고리로 자리를 잡은 겁니다.
유통업계 트렌드를 생생하게 체험하고 가감없이 전달하는 '참견하는 기자' 시간에서 산업부 박승원 기자와 자세히 살펴봅니다.
박 기자, 최근 미국을 다녀왔죠? 실제 미국 마트에 소주 코너가 따로 있다고 들었는데, 국내 마트와 차이점이 있나요?
<기자>
지난주 미국 출장길에 올랐을 때 캘리포니아 현지 마트의 주류 코너를 직접 가봤습니다.
우리나라 소주가 진열돼 있는 모습을 봤는데, 국내와는 조금 차이가 나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마트 기준으로 보면 국내는 일반 소주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죠.
반면 미국 마트의 경우 일반 소주보단 과일소주가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국내의 경우 4병, 6병, 20병 등 묶음 위주로 판매를 하는데, 미국 마트에선 묶음 보단 병 단위로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가격도 궁금한데, 마트에서 판매하는 소주 가격이 국내와 미국 차이가 큰가요?
<기자>
물가 수준을 제외하고 단순 가격 측면에서만 놓고 비교하면 차이가 제법 큽니다.
소주 한병을 기준으로 설명드리면요.
국내 마트에선 일반 소주는 평균 병당 1,300~1,400원 수준인데요.
반면 제가 방문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트에선 일반 소주와 과일소주가 모두 병당 6달러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환율 1,400원을 적용하면 병당 8,400원으로 국내에 비해 6배 비싼 가격입니다.
<앵커>
마트 외에 일반음식점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마트보다 가격 차이가 더 큰가요?
<기자>
일반음식점으로 보다 넓혀도 그 차이는 여전합니다.
다만 마트보다는 차이가 다소 적은데요.
국내에선 일반음식점에서 소주 한병이 아무리 비싸도 1만원이 넘지 않습니다.
가장 비싸다는 강남에서도 소주 1병에 7천원 수준인데요.
반면 제가 방문한 미국 일반음식점에선 소주 1병당 평균 16달러, 우리 돈 2만2천원 수준입니다.
단순히 여기까지만 놓고 비교해도 국내보다 3배 이상 더 비쌉니다.
그런데 여기엔 세금과 팁이 포함되지 않은 가격으로, 이를 포함할 경우 그 차이는 더 커지게 됩니다.
<앵커>
가장 큰 관심은 실제 소주가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있느냐일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국내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주류 시장도 혹한기를 겪고 있는데, 그 예외가 바로 소주입니다.
실제 맥주, 와인, 증류주 등 지난해 미국 전체 주류 시장 판매량이 전년 대비 5% 감소했는데요.
하지만 유일하게 국가별 전통주를 뜻하는 '내셔널 스피리츠(National Spirits)' 판매량은 18%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무려 80%를 한국 소주가 차지했는데요.
소주가 유일하게 뚜렷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겁니다.
<앵커>
왜 유독 소주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건가요? 특별한 요인이 있나요?
<기자>
K팝에서 시작된 K웨이브와 판매채널의 확대가 미국 내 소주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K컬쳐가 미국 소비자들의 일상 속으로 확산되면서 소주 역시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특히 SNS를 통해 새로운 음료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MZ세대가 과일소주로 파티를 하는 등 함께 즐기는 술로 인식된 겁니다.
주로 미국 한식당에서 팔렸던 소주가 주최근에는 대형마트와 일반 바, 레스토랑 등으로 접점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실제 국내 주류업체들은 현지 유통사와 협업하고 대형 유통채널에 입점하며 현지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최근엔 미국 프로축구, 야구 등 스포츠마케팅과 시음행사까지 진행하며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주류시장의 양대 산맥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미국 소주 수출액은 최근 5년간 연평균 30% 가까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에서 소주 인기가 높은 만큼, 국내 주류업체들의 실적 개선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기자>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국내 주류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쉽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앞서 언급한 미국에서의 견고한 성장세는 긍정적입니다.
문제는 국내입니다.
미국시장과 달리 국내 주류시장은 음주 트랜드 변화, 거래처 폐업 등 여전히 소비 위축으로 유례없는 혹한기를 겪고 있는데요.
특히 시장 소비 위축과 판매 감소를 동시에 받은 맥주의 매출 감소세가 끝나지 않는 게 문제입니다.
실제 올해 상반기 롯데칠성음료의 내수 맥주 매출은 전년보다 30% 급감했고, 하이트진로 역시 15.3% 줄었습니다.
증권업계는 올해 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의 실적이 당초 전망치에는 근접해도 큰 폭의 성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부진한 국내 매출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 여기에 미국을 제외한 해외에서 수익성을 얼마나 회복할지가 관건으로 꼽힙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산업부 박승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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