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UN)이 아프리카 노예무역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나라들은 노예제도로 발생한 피해를 배상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촉구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현지 시각 31일 발표한 지침을 통해 "당사국은 아프리카계 후손을 위해 모든 구제책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배상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러한 의무는 1965년 발효된 인종차별철폐협약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당 국가들이 배상 요구를 피하기 위해 자주 이용해 온 역사적 책임에 대한 논쟁에서 벗어난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상은 "금전적, 비금전적, 구조적으로 고안된 광범위한 조치를 결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15~19세기 사이에 최소 1,250만 명의 아프리카인이 끌려가 매매되었으며, 이를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강제 이주라고 규정했다.
공식 사과부터 금전적 보상에 이르기까지 배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국제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일부 국가는 당시 노예 무역을 금지하는 국제법이 없었다는 주장, '시간적 상호성 원칙'을 내세워 왔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는 노예제도와 노예무역이 당시 법률상 불법이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각국은 현행 국제적 의무에 따라 노예제도와 노예무역의 지속적인 영향에 대처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현지 언론들은 중요한 국제 인권 조약을 두고 새로운 해석을 내놓은 것이라며 노예무역 피해 배상 청구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새 도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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