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첫 거래일인 뉴욕증시에서는 반도체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국제유가와 장기 국채금리가 함께 오르면서 성장주에 대한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미국의 건설지출이 예상과 달리 감소하면서 주택건설과 건축자재 관련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최대주주 변경과 합병 소식이 잇따라 전해진 고프로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올랐다. 듀오링고와 노바티스도 증권사의 긍정적인 평가와 임상 결과에 힘입어 상승했다. 반면 헛8과 로빈후드, 노보 노디스크는 긍정적인 소식에도 주가가 하락했다.
국채금리·국제유가 동반 상승…반도체주 약세
반도체주는 9월 첫 거래일에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장기 국채금리가 다시 오른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기업들은 AI 시장의 성장과 함께 향후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가 낮아진다. 이 때문에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된 종목일수록 금리 상승에 더 큰 부담을 받을 수 있다.
국제유가 상승도 부담을 더했다. 유가가 오르면 기업들의 비용이 늘어나고 물가도 다시 상승할 수 있다.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으면 높은 금리 수준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결국 유가 상승으로 물가와 금리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장기 국채금리까지 오르면서 반도체주는 약세를 보였다.
건설지출 예상 밖 감소…주거용 지출 1.3%↓
주택건설과 건축자재 관련주도 하락했다. 미국의 7월 건설지출이 시장 예상과 달리 감소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건설지출이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0.5% 줄면서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주택 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주거용 건설지출은 1.3% 감소했고, 이 가운데 단독주택 건설지출은 3.2%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은 데다 새로 지은 집도 원활하게 팔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66%로 오르며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팔리지 않은 신규주택 재고도 계속 쌓이고 있다.
주택 판매가 부진하자 건설업체들도 새 집을 추가로 짓기 어려워졌다. 이 같은 주택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주택건설과 건축자재 관련주도 약세를 보였다.
고프로, 최대주주 변경 이어 스타맨 옵티컬과 합병
액션카메라 제조업체 고프로(GPRO)는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날에는 유튜브 구독자 약 4천만명을 보유한 피시바흐가 고프로 지분 8.5%를 매입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피시바흐는 올해 들어 고프로 주가가 50% 넘게 떨어진 만큼 회사의 가치가 실제보다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고 판단해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날에는 고프로가 비상장 광학·포토닉스 기업 스타맨 옵티컬과 합병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고프로 주주들은 주당 1.14달러의 현금을 받게 되고, 회사가 보유한 약 9천200만달러의 부채도 모두 상환된다. 주주들은 현금을 받고 회사는 부채를 정리하면서 재무구조가 한층 가벼워지는 셈이다.
전날 최대주주의 지분 매입에 이어 합병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고프로 주가는 40.38% 상승세를 보였다.
“챗GPT와 함께 쓴다”…듀오링고 투자의견 상향
에버코어 ISI는 언어 학습 애플리케이션 업체 듀오링고(DUOL)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 조정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확산하면 사람들이 듀오링고를 덜 사용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에버코어가 실제 이용자들을 조사한 결과는 달랐다.
챗GPT로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듀오링고도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63%는 듀오링고를 매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를 사용한다고 해서 듀오링고 이용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두 서비스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에버코어는 최근 이용자 흐름과 제품 개선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듀오링고에 대한 눈높이를 높였다. 이러한 평가에 힘입어 듀오링고 주가는 7.02% 상승 마감했다.
노바티스, 세포치료제 임상 중단보다 신약 기대 부각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NVS)는 임상시험과 관련해 엇갈린 소식을 내놨다.
자가면역질환과 신경계 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던 세포치료제 ‘랩셀’은 환자 3명이 사망하면서 지난 8월 말 임상시험 8건이 중단된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이 소식은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UBS는 해당 치료제의 위험성을 둘러싼 우려가 원래부터 컸고 시장의 기대도 높지 않았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대신 먹는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레미브루티닙’의 임상 결과에 더 주목했다. 레미브루티닙은 후기 임상시험에서 주요 목표를 모두 달성했고 경쟁 치료제보다도 좋은 효과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레미브루티닙이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만 연간 3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질환으로 사용 범위가 확대되면 매출이 1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랩셀의 임상 중단보다 레미브루티닙에 대한 기대가 더 크게 반영되면서 노바티스 주가는 6.04% 상승 마감했다.
헛8, 350억달러 클라우드 사업 참여에도 하락
데이터센터 업체 헛8(HUT)은 앤트로픽과 엔비디아가 추진하는 대규모 클라우드 사업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앤트로픽과 엔비디아는 클라우드 업체 람다의 지원을 받아 350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다.
헛8은 이 사업과 관련해 미국 텍사스에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몇 주 전에는 엔비디아와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계약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러한 소식에도 헛8 주가는 1.36% 하락세를 보였다.
로빈후드, 목표주가 150달러 상향에도 약세
모건스탠리는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HOOD)의 투자의견을 ‘동일비중’에서 ‘비중확대’로 높이고, 목표주가도 124달러에서 150달러로 상향했다.
주가가 103달러 선인 만큼 앞으로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로빈후드가 새로운 거래 상품을 계속 추가하면서 이용자 한 명으로부터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로빈후드는 이미 약 2천8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이 로빈후드 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 많아지면 거래가 늘고, 자연스럽게 회사가 벌어들이는 수익도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새로운 상품이 빠르게 추가되면서 이용자 한 명당 수익도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상향에도 로빈후드 주가는 1.24% 하락세를 보였다.
노보 노디스크, 독일서 먹는 위고비 출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VO)는 독일에서 먹는 비만치료제인 위고비 알약을 출시했다.
가격은 용량에 따라 달라지지만 현재 약국에서 170~280유로 정도에 판매되는 위고비 주사제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먹는 위고비의 독일 출시 소식에도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0.46% 하락세를 보였다.
오은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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