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고정형도 연 6%대…초장기 주담대 통할까

김보미 기자

입력 2026-09-02 17:44   수정 2026-09-02 17:45

    <앵커>
    정부가 연내 10년 이상 초장기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추진합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과연 수요가 있을지, 벌써부터 회의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정치경제부 김보미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사실 2~3년 전부터 계속 나왔던 얘기인데요, 정부가 왜 이렇게 장기 고정형 주담대를 내놓으려고 하는 겁니까.

    <기자>
    차주 보호와 금융시스템 안정. 크게 두 가지입니다.

    주담대 금리가 고정되어 있으면, 원리금도 만기까지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가 되죠.

    차주 입장에선 매달 빠져나가는 금액이 일정하니까, 가계 지출계획을 세울 수 있고 여기에 맞춰서 안정적으로 소비를 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지금처럼 시장금리가 오를 때 변동금리형처럼 대출 이자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일은 없다는 거죠.

    한마디로 금리 변동과 같은 시장 충격에도 가계가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다는 겁니다.

    정부가 10년 이상 초장기 고정형을 추진하는 건 금리 재조정 위험을 장기간 줄이고 더 나아가 금융시스템도 안정화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금리 변동 위험을 줄여 가계부채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 자체는 분명해 보이는데요.

    그런데 이미 은행권에는 10년 고정금리 주담대가 있잖아요? 이 상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이 10년 고정형 주담대를 취급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이 24년 8월에, 기업은행이 같은 해 12월에 상품을 내놨는데요.

    신한은행은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기 부담스럽다”는 입장이고요.

    기업은행의 누적 취급액은 221억 800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은행의 작년 주담대 증가액이 약 1조원이거든요. 1년 동안 221억 나갔다고 해도 적은 건데, 이게 1년 9개월간의 취급 실적이니까요.

    실제로 차주 수요가 얼마나 저조했는지를 알 수 있겠습니다.

    <앵커>
    정부 설명대로라면 고정형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는 얘기네요.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가 뭘까요?

    <기자>
    금리 때문입니다.

    변동금리형는 6개월마다 시장 상황에 맞춰 대출금리가 바뀌기 때문에, 시장 금리가 오르면 그 부담을 대출 차주가 져야 하죠.

    하지만 고정금리형은 시장금리가 아무리 오른다 한들 대출금리가 고정되어있기 때문에 은행이 그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반대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차주들은 더 싼 대출로 갈아타려 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은행이 원래 벌기로 했던 이자수입을 날리게 되는 거여서,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조기상환도 리스크로 봅니다.

    결국 이런 위험을 반영하다 보니 장기 고정금리가 더 높을 수밖에 없는 건데요.

    실제로 신한과 기업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을 보면요.

    10년 고정형이 5년 고정형, 6개월 변동형보다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리 하단도 10년 고정형이 가장 높죠.

    금리인하기에는 앞으로 금리가 떨어질 걸 고려해 변동금리를 택하고, 금리인상기에는 당장 눈앞에 닥친 이자부담에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를 택하다보니 장기고정형에 대한 수요가 기본적으로 크지 않은 겁니다.

    실제로 최근 주담대 고정형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이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낸 것도 이러한 차주들 선택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초장기 고정형 주담대가 흥행하기 위해선 결국 금리를 얼마나 낮추느냐가 관건이 되겠네요.

    <기자>
    네. 지난해 주택금융공사가 커버드본드 재유동화 업무처리기준을 개정한 것도 이 때문인데요.

    하지만 은행권에는 주택금융공사 도움을 받아 금리를 아무리 낮춘다 하더라도 5년 고정형 정도가 최선일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금리로 차주들을 끌어들이기엔 쉽지 않다는 거죠. 지금 차주들을 보면 5년 고정금리형도 금리가 높다고 변동금리형으로 가고 있잖아요.

    이렇다 보니 정부는 은행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차주들에게 관련 상품을 권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고민하고 있는데요.

    초장기 고정형 주담대는 대출총량에서 제외해 준다거나, 위험가중치를 완화해주는 안 정도가 현재 거론되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추진하는 만큼 은행들은 일단 어느 정도 따라가야 할텐데, 은행들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뜨뜻미지근합니다.

    10년 고정금리형도 잘 안되는데, 20년 30년이라고 다를까 이런 반응들인데요.

    실제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는 3년만 지나도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서, 이후에 더 낮은 금리 대출로 갈아타려 하는 게 대부분"이라면서 "금리가 변동금리형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차주들이 장기 고정형을 택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당국이 의도한 고정형 비중 확대 취지도 무색해질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금리를 포함해 차주들을 움직일 수 있을 만한, 보다 실질적인 인센티브에 대한 당국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치경제부 김보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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