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채금리 급등세가 멈춘데 힘입어 오름세를 보이던 코스피가 3일 오후 갑작스런 출렁임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도 이날 오후 일제히 급락했다가 곧장 반등하는 '널뛰기' 장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는 일이 벌어졌다.
국제유가 등에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증시만 요동을 치는 기현상이 나타난데 대해 전문가들은 엔화 강세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자극받은 결과일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26% 오른 6,579.48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미 국채 금리 안정과 기술주 훈풍에 1.83%까지 올랐던 지수는 오후 2시 28분 기준 전장보다 1.88% 하락 전환하며 6,439.49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불과 30분 전까지만 해도 6,645.41(+1.26%)을 나타내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3%포인트 넘게 지수가 빠진 것이다.
하지만, 그 직후 급격한 내림세만큼 빠른 반등이 나타나면서 코스피는 'V'자를 그리며 상승, 전장 대비 0.26% 오른 6,579.48로 마감했다. 이날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243.48포인트에 달했다.
한국 주식시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같은 시각 일본 닛케이225 지수와 대만 가권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등도 강세였던 흐름이 가파르게 꺾이며 급락했다가 곧 내림폭을 되돌리는 널뛰기를 보였다.

원인을 둘러싼 증권가의 해석은 아직 분분한 모습이지만, 일각에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위험에 대한 우려가 일시적으로 부각된 데 따른 것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금리의 엔화 자금으로 달러와 같은 고금리 통화의 채권·주식 등을 운용하는 전략이다. 미·일 금리차 축소와 엔화 강세 등이 맞물릴 경우 투자한 자산을 매도하고 엔화를 다시 사들여 빚을 갚는 '청산'이 발생,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급격한 매도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1996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3%를 돌파했다. 외신에서는 일본은행(BOJ)이 9월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보도를 전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이슈는 오전에 보도됐고 유가 변동도 크지 않았다. 엔화가 156엔 선까지 가파르게 강세를 보이자 엔캐리 청산 불안이 기관 투매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주식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약화한 상태가 아니었다면 이 정도로 급등락이 나타나진 않았을 것이란 시선도 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오늘 장중 급락에 대한 원인보다는 시장이 이토록 과민 반응한 이유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투심이 생각보다 '발작'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국내 증시는 대형주 쏠림에 갇혀있고, 금리 추이를 보며 거래량은 얇아졌고, 9월은 계절적으로 증시에 안 좋다 보니 일촉즉발의 상태에 있다"며 "투심이 극도로 악화해 있어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더 벌어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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