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쟁에 투입됐다가 지난 2일(현지시간) 휴식과 정비를 위해 태국 람차방항에 들어손 미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이하 링컨함)이 예상 밖의 충격을 던졌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286일 동안 단 한 차례도 항구에 들르지 않고 바다 위에서 작전을 이어온 링컨함은 길이 355m에 달하는 선체 대부분이 온통 녹으로 뒤덮여 있었다.
미 군사전문매체 TWZ는 "이란을 상대로 한 혹독한 전투를 치르느라 입항없이 286일을 바다에서 버텼다"며 "그 결과 훈장과도 같은 상처들을 고스란히 안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선체 양측면은 물론 비행갑판 가장자리와 스폰슨(돌출 갑판) 주변까지 흘러내린 녹과 이끼가 다닥다닥 붙어있었다"며 "지구상 최강의 함정이자 미군 전력의 핵심 상징인 군함으로선 다소 놀랍고 동시에 수개월간 견딘 고초의 증거"라고 묘사했다. 그러면서 "지옥에 다녀온 것처럼 보였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다만 CNN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링컨함이 지난해 11월 모항인 미국 샌디에이고를 떠난 이후 약 9개월간 연속으로 작전을 수행해온 점을 고려하면 이런 외관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과라고 짚었다.
링컨함과 같은 니미츠급 항모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칼 슈스터 전 미해군 대령은 CNN에 "60일 이상 연속 바다에서 작전을 한 군함의 흘수선을 따라 녹이 슬어있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녹 문제는 전투 중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흘수선까지 내려가 녹을 긁어내고 녹방지 페인트를 두겹 바른 뒤 군함용 회색 페인트를 다시 두겹으로 칠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링컨함의 녹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는 약 한 달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미 해군 함정의 녹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의회로부터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아온 사안이기도 하다. 지난해 존 펠런 당시 해군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녹 문제로 한밤중에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오곤 했다면서 "대통령은 내게 '그놈의 녹 좀 당장 해결하라'고 수차례 말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TWZ는 "링컨함의 현재 상태는 매우 특정한 작전적 상황이 불러온 극단적 사례"라면서도 "항모 전력에 가해지는 부담은 수년간 누적됐고 이젠 낮게 타오르는 위기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다른 항모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제럴드 포드함은 지난 5월 326일간의 초장기 배치를 마쳤고,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은 최소 8개월간 연속 작전 수행을 앞두고 있다. TWZ는 항모 배치 기간이 늘어날수록 상황은 날로 악화되며, 인력 관리는 물론 심층 정비와 업그레이드는커녕 정기 정비 주기에마저 우려스러운 파급 효과를 미친다고 비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