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북민(북한이탈주민)을 떠올리면 왠지 힘들고 안타까운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에서의 삶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으로 왔지만, 이곳에서의 생활 역시 그들이 꿈꿨던 만큼 쉽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탈북민들을 대해보면 강한 말투나 성격 때문에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일 때도 있다. 때로는 조직생활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더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만의 강인함과 자존심이 느껴진다. 그러나 표현은 다소 강하고 거칠 수 있어도, 그 누구보다 따뜻하고 가족을 아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그들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지만, 목숨을 걸고 넘어온 만큼 앞으로는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늘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러한 마음을 담아 ‘신격호 롯데 꿈! Dream 탈북민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생필품과 학습비를 지원하고,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문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미술전시와 공연은 탈북민들의 정서와 문화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전시는 우리가 쉽게 헤아릴 수 없는 한과 삶의 이야기가 그들의 예술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다. 사실 처음 전시를 보러 갔을 때만 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전문적인 미술 교육을 충분히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작품을 마주한 순간, 그림이 주는 감동과 강렬함에 발이 붙들린 듯 한동안 그 앞을 떠나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렇게 훌륭한 작가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렘마저 생겼다.
이들의 작품과 문화를 접하면서 다시 한 번 느낀 것은 서로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예전에는 누군가가 잘하면 그것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대다. 그렇기에 사람마다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고 성격도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는다. 나 혼자의 생각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일이 있고, 사람마다 견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역시 다름을 인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예전에는 피카소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만 보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면서 예전보다 그 작품을 불편하지 않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물론 아직까지도 쉽게 마음이 열리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면 애니메이션 영화다.
끝으로 내가 탈북민 지원사업에서 바라는 것은 이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잃지 않고 그들만이 가진 빛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다. 또한 우리 모두가 예술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우리는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한국경제TV 사업2부 정성식 PD
ssjeong@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