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7천피…세가지 변수 '촉각'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전효성 기자

입력 2026-09-10 21:00  

불안한 7천피…세가지 변수 '촉각'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예수금 줄어들고 빚투 늘어나 변동성에 배팅하는 '파생 예수금' 단기 급증 자사주 사들이는 '기타법인'만 지수 방어 10월 자사주 매수 조기 종료 예상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7000선까지 올라섰으나, 수급 상황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과 기관, 개인 투자자가 모두 현물 주식을 매도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화력에 의존해 지수를 떠받치는 형국이다.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은 고갈된 반면, 빚과 단기 투기 심리만 급증하며 주요 지표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 임계점 다가선 빚투…현금 대비 빚 비율 35% 육박

수급 측면에서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한계에 다다른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다. 7일 기준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93조 9000억원 수준까지 줄어든 반면, 주식을 사기 위해 빌린 돈인 '신용융자 잔고'는 32조 7000억원까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예탁금 대비 신용잔고 비율'은 35% 안팎까지 치솟았다. 8일에는 예탁금이 3조원 이상 늘어나며 예탁금 대비 신용 비율이 33% 수준까지 낮아졌지만 이 비율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이후 증시 흐름을 살펴보면 이 비율이 37~38%에 근접했을 때 시장은 큰 조정을 겪었다. 지난 7월 코스피가 5500선까지 급락했을 당시에도 반대매매가 쏟아지며 해당 비율이 20% 초반대까지 낮아진 뒤에야 반등에 성공했다. 새로운 자금 유입 없이 기존 투자자들이 빚을 극대화해 버티는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이탈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최근 1개월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4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한국 시장을 이탈하고 있다.
● 장내파생 예수금 40조→43조원 단기 급증

현물 시장을 이탈한 자금이 고위험 파생상품 시장으로 쏠리는 현상도 뚜렷하다.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투자를 위한 담보금과 파생계좌 대기 자금을 합친 '장내파생상품 거래 예수금'은 8월말 40조 2776억원에서 최근 43조 6355억원까지 불어났다.

파생 예수금의 급증은 두 가지 측면에서 시장의 불안을 방증한다. 첫째는 현물 주식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소액으로 고수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기 심리가 과열된 점이다.

둘째는 외국인과 기관이 현물 매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주가 하락 시 수익을 얻는 하방 배팅(쇼트 포지션)을 확대하며 위험 헤지에 나섰다는 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 상당수가 지수의 상·하방 변동성이 극도로 커질 것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선물, 옵션 같은 파생상품의 대기자금 격인 '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이 8월 말 40조원 수준에서 현재 43조원까지 불어났다. 현물 주식을 이탈한 자금 중 일부가 변동성이 큰 파생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받아줄 돈 없는 시장…자사주 방어벽 조기 소진 우려

현재 국내 증시는 현물 주식을 매수할 현금 여력은 고갈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빚은 턱 밑까지 차올랐고, 파생 시장발 변동성 확대라는 삼중 위험을 안고 있다.

실제 최근 1개월간 개인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9조 6353억원, 4조 412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 투자자가 9950억원 순매수했지만, 매일 1조원 이상씩 순매수하는 '기타법인'을 제외하면 사실상 기관 투자자도 순매도 행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개인들은 매수 여력이 고갈되고 있고,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하방에서 주가를 받아줄 자금이 부족한 상태다. 빚은 가득 차있는 상황이라 작은 대외 악재에도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과 대규모 반대매매가 촉발될 수 있다.

유일한 버팀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효과 역시 조기에 끝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사주 매입분은 '기타법인'으로 분류된다.

지난달 두 회사는 주주환원책의 일환으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15조원 규모의 자사주(임직원 보상용) 매입을 11월 21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약 40조원 규모 자사주를 11월 19일까지 진행한다.

두 기업의 자사주 매입 총액을 8월 하순~11월 중순까지 배분할 경우 일평균 7000억원 수준으로 매수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타법인의 순매수세가 하루 1조 5000억원 이상씩 들어오며 지수를 방어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매수 속도가 유지될 경우 자사주 매입은 10월 중순이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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