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장 미 증시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반도체주가 가장 부진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6%밀렸습니다. 후티 반군이 홍해 인근 도시를 점령하면서 양대 수송로가 막힐 위험이 커졌습니다. 이렇게 전쟁의 불씨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는 11거래일 연속 상승했는데, 지난 2월 말 이후 가장 긴 연속 상승세입니다. 두 유종 모두 7% 넘게 올라 WTI는 배럴당 103달러 브렌트유는 108달러에 거래됐고, 4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8월 CPI의 선행지표인 PPI가 높게 나오고 바이백 실망감이 더해지자 오늘도 국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10년물은 4.96% 넘어섰고 30년물도 2007년 이후 최고치인 5.37%를 돌파해 투자심리를 짓눌렀습니다. 더구나 종전 시점에 대한 구상도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진의 의견이 엇갈리며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이후 전쟁이 끝날 것이며 유가도 하락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은 전쟁이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인 2029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월가 역시 차가운 시선을 보내며, ING는 당장 협상 테이블이 열리기는 어렵다며 당분간 유가에 거대한 위험 프리미엄이 계속 붙어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진짜 문제는 원유보다 디젤 부족으로, 미국 디젤 가격은 갤런당 5.9달러까지 치솟으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깨고 있습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조차 휘발유 가격은 곧 잡히겠지만 디젤을 잡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인정했습니다. 찰스슈왑에 따르면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원유보다 디젤 가격이 2.7배나 더 가파르게 뛰었습니다. 이에 물류 공룡인 UPS와 페덱스가 유류 할증료를 24%나 올렸고 일부 컨테이너 운송 할증료는 75%까지 폭등해 물가 전가가 머지않았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공장 중국도 석탄과 원유 가격 급등으로 8월 생산자물가가 3개월 만에 다시 전월 대비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중국이 만들어내는 물건값이 비싸지면 그 여파는 전 세계 거시경제로 그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까지 가세해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간밤 8월 PPI에 이어 오늘 밤 CPI가 다음주 연준의 결정에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될 예정입니다. 현재 시카고 상품거래소가 바라보는 다음주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은 73%를 넘어선 상황입니다. 유가와 금리, 달러까지 오르자 금과 비트코인은 물가지표를 주시하며 약세를 보였습니다. 금값은 트로이온스당 2% 넘게 하락한 4,350달러까지 밀렸습니다. 삭소뱅크는 금값이 4,400달러 밑으로 떨어질 때마다 매수세가 들어오며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고 분석했지만, 만약 CPI가 뜨겁게 나온다면 금리 인상이 확정되고 달러 강세가 뒷받침되어 단기적으로 금값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트코인도 7만 7천 달러 부근까지 미끄러졌는데, CPI와 FOMC 결과에 따라 7만 6천 달러선을 테스트할 지 아니면 8만 달러에 안착할 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비트코인의 경우 거시경제 악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잘 버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서혜영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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