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덜 쓴다"…'0.15달러' 초저가 충격에 삼전닉스 '출렁'

입력 2026-09-11 17:12   수정 2026-09-11 17:45

"HBM 덜 쓴다"…'0.15달러' 초저가 충격에 삼전닉스 '출렁'

100만 토큰당 0.15달러…초저가 승부수 HBM 수요 위축 전망에 시장 촉각
딥시크. (사진=연합뉴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파격적인 저가 정책을 내세운 신형 모델을 선보이면서 반도체 업계에 긴장감이 번지고 있다.

11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딥시크는 전날 신형 모델 'V4.1 플래시'를 공개하면서 문샷의 주력 모델 '키미 K3' 등을 능가한다고 자평했다. 동시에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이 모델은 5,520억개에 달하는 매개변수 중 실제로는 80억∼160억개만 활성화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가격은 오프피크 기준 100만 토큰당 최저 0.15달러에 불과하다.

다만 성능 면에서는 코딩·에이전트 관련 일부 지표에서만 우위를 보일 뿐, 앤트로픽과 오픈AI의 최상위 모델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딥시크는 '충분히 쓸만하면서도 가격은 매우 저렴한' 모델이 다음 AI 경쟁 국면을 이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4일부터 기존 V4-프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모든 추론 작업을 이번 저가 모델로 자동 전환할 방침이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저장장치(SSD) 소요량을 대폭 줄였다는 점이다. 딥시크 설명에 따르면 AI가 문장을 생성할 때마다 직전 연산 결과를 임시 저장해두는 공간인 'KV캐시'의 크기를 큰 폭으로 축소한 것이 핵심이다.

토큰 하나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이 임시 저장 용량은 890바이트에 그쳐, 직전 모델인 V4 플래시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장기 저장용 SSD 용량 역시 8분의 1로 축소됐다.

중국 IT매체 신랑커지는 이 모델을 '메모리 킬러'라고 지칭하며, 기업 입장에서 API 호출 비용이 "1위안대 서민 가격"으로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전날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서(ADR) 주가는 한때 각각 5%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여파는 11일 한국 증시로도 이어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2~3% 떨어졌다.

중화권 AI 기업들의 타격은 더 컸다. 미니맥스그룹과 즈푸(Z.AI)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8% 넘게 급락했고, 알리바바도 2% 넘게 밀렸다.

AI 모델 분석업체 아티피셜 애널리시스는 가격이나 성능에서 확실한 우위를 갖추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운 이 같은 경쟁 구도를 딥시크발 '데스존'(death zone)이라고 표현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낮은 기술적 진입 장벽으로 상품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어느 기업도 가격 결정력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토큰 가격 전쟁이 끝날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도 진단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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