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44개월 여아, 온몸에 피멍·혈액에 캡사이신…경찰 "혐의없음" 종결

입력 2026-09-13 08:48   수정 2026-09-13 09:15

숨진 44개월 여아, 온몸에 피멍·혈액에 캡사이신…경찰 "혐의없음" 종결

수사심의위, 경찰 수사 적정성 여부 논의
사진=연합뉴스
7년 전 44개월 여아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수사심의 신청이 제기됐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019년 6월 28일 머리 부위 손상으로 숨진 A양의 아버지 B씨는 지난 7일 서울경찰청에 수사심의를 신청했다.

B씨는 성북경찰서가 지난 4월 A양 사망 사건을 두고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입건 전 조사 단계에서 '혐의없음'으로 종결 처리한 것이 적절했는지를 심의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A양의 온몸에서 멍과 상처가 발견돼 응급실 의료진마저 아동학대를 의심했음에도 경찰이 정식 입건 없이 변사 사건으로 처리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B씨 신청의 요지다.

B씨는 또 A양의 언니가 해바라기센터에서 'A양의 계모가 훈육 과정에서 핫소스 등 매운 소스를 먹인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정황이 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에서도 A양의 혈액에서 캡사이신이 검출된 점을 근거로 계모 등의 학대 여부에 대한 수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양의 부검감정서에 "사인과 관련지어 생각할 수는 없지만, 상당량의 캡사이신을 복용했을 가능성이 추정된다"면서도 "이를 A양이 스스로 먹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기재했다.

또한 "(사망에는) 머리 손상이 주요하게 작용했고, 기존에 갖고 있던 전신상태 저하(고도의 탈수 등)가 함께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머리손상의 발생 기전을 부검 소견만으로 특정하기 어렵고, 타인의 개입 소견으로 볼 만한 단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적었다.

다만 "캡사이신이 검출되는 등 스스로 시행했다고 보기 어려운 모습도 확인되므로 타인에 의한 학대의 정황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았다"는 판단도 함께 남겼다.

평소 출장이 잦아 아이가 학대를 당했는지 직접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B씨는 국과수 감정서를 근거로 핫소스 섭취 경위와 머리손상·전신 외상의 원인 등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씨는 "특정인의 형사 책임을 확정해달라는 게 아니라 당시 경찰 수사 종결 판단의 적정성과 추가 수사 필요성에 대한 수사심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사심의는 고소인·고발인 등 사건 관계인이 수사 절차나 결과에 불공정·부적법이 있었다고 판단할 때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신청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변호사·법학자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게 된다.

심의 결과에 따라 '보완·재수사', '신속처리', '부서·관서 이송·재지정' 등의 지시가 내려질 수 있다. 법적 강제성은 없으나,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기는 어렵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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