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에 대한 하반기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분야마저 메모리 원가 부담으로 탑재 용량을 축소하면서 주가 상단이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는 관측이다.
15일 BNK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30만 원에서 27만 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목표주가 148만 원을 유지하고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했다.
이와 함께 양사의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BNK투자증권은 2026년 3·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14조 7천억 원, 121조 7천억 원에서 108조 5천억 원, 118조 8천억 원으로 각각 낮춰 잡았다. SK하이닉스의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기존 76조 4천억 원에서 72조 1천억 원으로 하향했다.
실적 눈높이 하향의 주요 원인으로는 메모리 수요 모멘텀의 둔화를 꼽았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례없는 가격 폭등으로 부품자재명세서(BOM) 내 메모리 원가 비중이 한계치에 도달했다"며 "중저가 스마트폰과 PC 제조사들이 메모리 용량 축소에 나선 데 이어 서버 분야로도 용량 축소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거대언어모델(LLM) 시장 내 패러다임 변화도 반도체 수요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AI 기업 중심의 오픈소스 모델 점유율이 70% 수준까지 치솟으며 지난 6월 이후 토큰 단위당 지불 가격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반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미국 4대 클라우드 업체(CSP)의 올해 설비투자(Capex) 금액은 전년 대비 91% 오른 7,200억 달러(글로벌 전체 9,220억 달러)에 달한다.
이 연구원은 "막대한 고정비 부담으로 미국 CSP들의 합산 잉여현금흐름(FCF)은 오는 하반기 음(-)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 상승 부담이 더해져 반도체 추가 구매 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수요 둔화 신호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제조사들의 설비 증설 경쟁은 오히려 가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디램(DRAM) 생산능력은 신규 팹 건설에 힘입어 향후 3년 내 50%, 5년 내 2배로 급증할 전망이다. 수요 탄력은 떨어지는 반면 공급이 크게 늘어 수급 구조가 악화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 둔화와 금리 상승 추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단을 누르고 있다"며 "평균 밸류에이션 상단이 제한된 박스권 트레이딩 전략으로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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