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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대왕고래 사업, 검증 없이 시추...尹 임기 내 완료 압박"

전민정 기자

입력 2026-09-16 15:12  

감사원 "대왕고래 사업, 검증 없이 시추...尹 임기 내 완료 압박"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인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용역 결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시추가 추진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기 내 시추를 끝내겠다며 무리하게 일정을 앞당기도록 직접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다.

감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관련 감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앞서 지난 2024년 5월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한국석유공사는 유망성 평가 용역계약을 맺은 액트지오가 탐사 자원량(탐사성공 시 회수가 기대되는 자원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한 대왕고래 구조 시추를 시작했다.


하지만 '대왕고래 구조'의 지질학적 성공확률(석유·가스 발견 확률)을 19.1%로 예측됐고, 이는 2021년 가스 발견에 실패한 '방어 구조'의 성공 확률인 25~32%보다도 낮은 것이었다.

대왕고래-1 탐사정을 시추한 결과 가스포화도는 예상했던 50~70%에 크게 못 미치는 6.3%였고, 이마저도 석유·천연가스 가능성이 큰 열적기원 탄화수소 가스가 아닌 생물분해 바이오가스로 확인됐다.

실제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도 석유공사는 탐사자원량이나 지질학적 성공확률 등에 대한 충분한 검증을 거친 뒤 시추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야 하는데도 분석 방법의 적절성만 확인한 뒤 기본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추추진 기본계획’을 확정한 후 투자리스크 위원회와 이사회의 심의·의결도 없이 시추선 용선 용역을 발주하는 등 관련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석유공사가 유망성 평가 업체를 선정할 때에도 국가계약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지명경쟁 입찰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데도 일부 업체를 임의로 선정한 뒤 입찰을 실시해 공정 경쟁을 제한하고, 2단계 경쟁의 평가 기준도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감사 결과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의 대국민 발표부터 시추 계획까지 윤 전 대통령이 적극 관여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2024년 5월 당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유망성 평가 용역 결과 등을 보고받고 대통령실에 보고하도록 지시했고, 보고에서 산업부는 탐사 성공 가능성이 상당히 불확실한 만큼 대외 홍보를 자제할 것을 건의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내부 보고 과정에서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발표를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또한 산업부는 대통령실에 과도한 기대감 조성 등을 우려해 '자원량'이 아닌 '면적' 표현을 대안으로 건의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최대 140억 배럴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취지로 발표했다.

시추 계획 수립에도 윤 전 대통령이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부는 같은 해 9월 대통령실에 2024∼2026년 3개공을 석유공사가 단독 시추하고 2028∼2029년 나머지 2개공을 시추하는 계획을 보고했으나, 대통령실은 대통령 임기 내(2027년 5월)로 시추 계획을 앞당길 것을 요구했다.

안 전 장관이 일정을 단축한 시추계획(2028년 1분기 완료)을 보고하며 '일정 관련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하자, 윤 전 대통령이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질책하며 일정 재수립을 지시하기도 했다.

결국 안 전 장관은 무리한 일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2026년까지 4개 공을 추가 시추하는 방안을 다시 보고했다.

감사원은 지명경쟁입찰과 기술평가 부당 실시, 충분한 검증 없는 조급한 시추 추진 등 모두 7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해 처분을 요구했다.

또한 관련자 징계를 석유공사에 요구하고 향후 외부 전문기관 평가 등 충분한 검증을 거쳐 시추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을 통보했다.

다만 감사원은 산업부의 대통령실 보고와 대통령 국정브리핑 발표에 대해선 관련 규정이 없어 별도 조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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