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파탄 위기에 처한 일본의 한 지자체에 수십억 원 상당의 금괴가 익명으로 전달돼 화제다.
1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효고현은 전날 익명의 개인으로부터 35㎏에 달하는 금괴를 기부받았다고 발표했다. 시가로 따지면 8억3,400만엔(약 73억3,878만원) 상당이다. 효고현은 이를 매각해 얻은 자금을 기부자가 희망하는 지역의 진흥에 쓰겠다고 밝혔다.
기부자는 지난 2월 효고현에 상담을 의뢰한 뒤, 지난 8일까지 금괴 70개를 차례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효고현은 개인이 특정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기부자의 이름과 연령, 기부 동기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기부가 화제가 된 배경에는 효고현이 처한 어려운 재정 상황이 있다. 효고현은 1995년 한신아와지대지진으로 큰 타격을 입은 뒤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려왔다. 당시 재해 복구와 지역 부흥 비용을 대규모 지방채 발행으로 충당했는데, 지금까지 재해 복구에 투입된 금액만 2조3,000억엔(약 20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아직 해소되지 않은 재해관련 지방채도 1,138억엔(약 1조13억원)이나 남아 있다.
여기에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까지 늘어나면서 효고현은 광역지자체 중 처음으로 정부가 재정파탄 우려가 있는 지자체에 지정하는 '조기건전화단체'가 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지방채 발행 시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기채허가단체'로 지정됐고, 이에 효고현은 내년부터 도로보수·시설정비 등 투자 비용을 10% 이상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날아든 거액의 기부에 효고현은 반색하고 있다.
사이토 모토히코 효고현 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의 재정이 대단히 엄중한 상황인 가운데 따뜻한 후의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효고현은 앞으로 현의회 의결을 거쳐 금괴를 현금화한 뒤 기금으로 조성해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