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왕실을 겨냥한 가짜뉴스가 외국에서 만들어진 인공지능(AI) 봇 계정 수천 개를 통해 퍼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버킹엄궁 관계자들은 영국 군주제 자체를 흔들려는 의도로 찰스 3세 국왕이나 윌리엄 왕세자까지 표적 삼은 정교한 가짜뉴스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가짜뉴스가 본격적으로 퍼진 시점은 올해 4월 찰스 3세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둔 무렵이었다. '마가'(MAGA) 성향의 소셜미디어 계정들에는 찰스 3세가 은밀히 이슬람교로 개종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수천 건 올라왔다. 심지어 찰스 3세가 키어 스타머 당시 영국 총리와 함께 무슬림 복장으로 기도실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듯한 조작 이미지까지 등장했다.
윌리엄 왕세자를 겨냥한 조작도 있었다. 실제 세 자녀인 조지·샬럿·루이 외에 숨겨놓은 딸이 있는 것처럼 꾸민 사진, 자녀들이 태어나기 훨씬 전 세상을 떠난 할머니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과 만나는 모습을 담은 가짜 이미지도 유포됐다.
온라인 조작을 추적하는 AI 기업 밸런트의 분석에 따르면, 찰스 3세 개종설은 지난 3월 12일부터 퍼지기 시작했으며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운영되는 이른바 '봇 농장'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밸런트의 분석 보고서는 이 메시지들이 영국의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이나 우익 성향 영국개혁당을 홍보하는 데 쓰이던 네트워크를 통해 퍼졌다고도 지적했다.
아밀 칸 밸런트 최고경영자(CEO)는 "이같은 움직임의 배후가 누구인지 알기란 어렵다"며 "이와 관련된 거래대금이 6~7개 구역이나 업체를 거쳐 암호화폐로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패턴이 분명히 보이고 의도적인 특정 움직임이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 극우세력이 배후로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키란 마틴 전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 센터장은 이런 가짜뉴스 확산 자체는 오래된 현상이지만 AI로 인해 더 흔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가짜뉴스 적발을 더 쉽게 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그때까진 사람들이 비판적 사고로 걸러내는 데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