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주식의 유통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토큰 보유자에게 기존 주식과 같은 배당·의결권을 보장하고, 가격만 추종하는 합성형 상품과는 선을 그었다.
SEC는 17일(현지시간)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를 도입해 토큰화 증권 거래소(TSV)에 한시적·조건부 규제 면제를 부여했다. TSV는 허가된 투자자만 참여하는 자동화시장조성자(AMM)와 유동성 풀을 활용해 미국 국가시장시스템(NMS) 상장주식의 토큰화 증권을 거래할 수 있다. 면제 기간은 공표일로부터 5년이다.
그동안 미국에서 토큰화 주식 거래 플랫폼은 증권거래소로 등록해야 한다는 규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었다. 이번 조치로 요건을 갖춘 TSV는 증권거래소 정의에서 예외를 인정받는다. 자체 자금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일부 유동성 공급자도 증권법상 딜러 등록 의무를 한시적으로 면제받는다.
규제 완화의 범위는 제한적이다. 거래 종목 수와 거래량에 상한이 적용된다. 스마트계약은 공개·감사가 가능해야 하며, 기초주식이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에서 거래 정지되면 해당 토큰의 거래도 즉시 중단해야 한다.
투자자 보호 요건도 엄격하다. TSV는 토큰 보유자가 원주식과 동등한 배당·의결권을 갖는지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특정 종목 가격에 연동하는 합성 상품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제3자가 발행사 동의 없이 주식을 토큰화한 경우에는 해당 발행사에 사전 통지하고 반대할 기회도 보장해야 한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미국 자본시장을 디지털 시대에 맞추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한시적 제도를 통해 시장 발전을 살피고 추가 규정 정비의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토큰화는 거래시간 확대와 결제 효율화, 소액 단위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반면 기존 거래소와 유동성이 분산되고, 자동화시장조성자 기반 가격 형성의 공정성과 투자자 보호 장치가 충분한지를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입법이 아닌 행정 면제"라며 "5년 뒤를 담을 상시 규정 마련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