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를 공격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공습을 검토했지만, 결국 보류를 결정했다고 21일(현지시간)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사우디의 요청을 받고 미군의 후티 공습을 결단할지를 두고 고민해왔다는 것이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2번 전화를 걸어 후티와 관련해 긴급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 대신 사우디에 정보와 타격 목표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가 새로운 전선에 얽히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이란과의 전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군사력을 배치해놓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 17일 빈 살만 왕세자가 다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사우디에 대한 공세를 강화한 후티의 기세를 꺾기 위해 간곡히 개입을 요청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후티 공습을 두고 고위 보좌관들과 협의를 이어왔다.
중동 지역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 브래드 쿠퍼 사령관은 예멘 공습에 대한 시나리오를 마련해 19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에 대한 공습 준비를 지시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20일 정오께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당분간 후티를 공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군 지휘관들이 후티에 대한 공습 목표를 승인하고 작전에 투입될 전투기에 폭탄이 적재돼 공습이 막 시작되려는 시점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NYT는 전했다.
한 고위 미 당국자는 대통령 측근 대다수가 이란 전쟁으로 미군이 겪는 부담을 고려해 사우디와 후티의 전쟁에 개입하는 것에 깊은 회의감을 보이거나 노골적으로 반대했다고 NYT에 말했다.
이를 두고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처한 곤경을 반영한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고 짚었다.
후티는 2014년 예멘 수도 사나를 장악하고 사우디 주도 연합군과 10년 넘게 전쟁을 벌였다.
2022년 휴전 체결 후 몇 년간 교전은 소강상태였지만, 지난 7월 사나의 공항이 공습받은 걸 계기로 후티가 휴전 종료를 선언했다. 후티가 홍해에서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기세를 올린 후티는 사우디의 원유 수출 통로이자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하고, 이슬람 성지 메카와 제2 도시 제다, 수도 리야드 등 사우디 본토 깊숙한 곳까지 공격하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해 초 후티를 수개월간 폭격했지만 후티 거점을 축출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또 이란 전쟁으로 군사·재정 부담이 누적된 미국이 후티와의 직접 충돌을 회피하면서 사우디가 최대 위기에 몰린 형국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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