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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원들 사형수 아냐"…'실미도' 개봉 23년 만에 고쳤다

입력 2026-09-23 10:05   수정 2026-09-23 17:18

국방부가 영화 배급사에 수정 요청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상황 설정" 명시

실미도 부대 북파공작원들을 사형수나 무기수 등 범죄자 출신으로 묘사했던 영화 '실미도'의 안내 자막이 개봉 23년 만에 수정됐다.

국방부는 '실미도 희생자 유족회'의 요청을 받아 지난 7월 영화 배급사 CJ ENM에 안내자막 수정을 요청했으며, 배급사가 이를 받아들여 이달 4일부터 변경된 자막을 적용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2003년 12월 개봉한 영화 '실미도'는 1968년 만들어진 공군 소속 실미도 부대의 북파공작원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부대원들이 사형수와 무기수 등 범죄자 출신으로 묘사됐다.

그러나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 실제 실미도 부대 공작원 가운데 사형수나 무기수는 없었으며 대부분 일반 민간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영화 시작 전에도 "영화 속 훈련병들의 출신성분이나 상황설정이 과거 혹은 현재의 다른 북파공작부대나 북파공작원과는 무관함"이라는 안내자막이 나왔다. 다만 영화에서 묘사된 실미도 부대 공작원들의 출신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이 때문에 실미도 공작원들이 범죄자 출신이었다는 오해가 이어져 왔다.

새 안내자막은 "영화 '실미도'에서 부대 공작원들을 특수범죄자, 사형수, 무기수로 묘사한 것은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상황 설정되었습니다. '국방부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및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실미도 부대 공작원들 중에 사형수, 무기수가 없었으며, 대부분 일반 민간인이었음을 명확히 규명하였습니다. 영화 '실미도'로 인해 고통을 받으신 실미도 부대 공작원들과 유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는 내용이다.

실미도 부대는 1968년 1월 김신조 등 북한 무장 공비가 서울에 침투한 사건 이후 중앙정보부와 공군 주도로 북한 침투 임무를 위해 그해 4월 창설됐다.

부대 공작원은 북한 무장공비와 같은 31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7명은 훈련 과정에서 숨졌고, 나머지 24명은 3년 4개월 동안 실미도에 격리된 채 사실상 구금생활을 했다.

혹독한 훈련과 부당한 대우를 견디던 부대원 24명은 1971년 8월 부대 요원들을 살해한 뒤 실미도를 탈출해 서울로 향했고, 대방동까지 진출해 군경과 대치하며 교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20명이 숨졌다.

생존한 4명은 사형을 선고받아 이듬해 형이 집행됐다. 당시 공군은 사형 집행 사실을 가족 등에게 알리지 않았으며 시신도 유족에게 인도하지 않은 채 암매장했다.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2006년 실미도 사건의 인권침해 사실에 대한 사과 표명과 유해발굴 등을 권고했고, 국방부는 2024년 10월 실미도 공작원 유해발굴 개토제에서 장관 명의로 사과했다.

국방부는 "이번 조치가 실미도 부대 공작원이 사형수·무기수가 아닌 일반 민간인 출신이었다는 사실이 국민들에게 정확히 전달되고, 희생자 및 유가족의 명예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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